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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기자가 되는 길 (2부 원고)

작성일2010-07-01

조회수14823

2010 기자가 되는 길 -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

 

 

 

 

기자시험 준비, ‘내 스타일’을 찾자

 

 

최송아(연합뉴스 기자)

 

 

아직 수습을 채 떼지 않은 제가 ‘기자가 되는 길’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시험을 가장 최근에 봤으니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법’에 대한 팁을 드린다고 하는 게 더 맞겠네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늘 넘쳐나는 정보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제가 드리는 정보는 여러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뒤에 나오는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학교는 2009년 2월에 졸업했습니다. 2007년 12월에 시작해 2009년 12월에 입사가 확정되었으니 딱 2년이 걸린 셈이네요. 졸업한 지 10개월 만이고요. 다른 분들에 비해 공부를 특별히 많이 하거나 원서를 많이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 번 냈던 회사를 모두 포함해도 언론사에 낸 원서 개수가 20개 정도 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니 쉽지가 않았습니다. 처음 스터디 멤버를 찾으러 다닐 때부터 경력이 없다고 번번이 퇴짜를 맞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저의 언론사 시험 준비는 스터디 만들기부터 출발했습니다.

 

 

 

 

● 준비과정

 

 

1. 스터디 만들기

 

같은 과에 PD를 준비하는 친구가 있어서 초보자용 스터디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공고를 붙여서 사람을 모았습니다. 그 중에 이른바 ‘간을 보러’ 온 사람들도 좀 있어서 고정 멤버는 친구와 저를 포함 3명으로 줄어버렸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긴 했지만 같은 학교 사람들끼리 하다 보니 급격히 친해지고 서로 사정을 봐주게 되어 긴장감이 떨어지더군요. 결국 언론사 시험 준비 카페에 글을 올려 모두 다른 학교 사람으로 구성된 스터디를 다시 조직했습니다. 이 스터디에도 들락날락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고정 멤버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함께 하면서 지금은 다 기자가 되었습니다.

 

자습은 주로 학교 언론고시반에서 했습니다. 당시 규정으로 졸업한 지 1년까지는 고시반에 있을 수 있어서 입사 직전까지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출강하는 기자와 연결해 논술,〮작문 첨삭을 받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야말로 ‘고시’ 공부하는 것처럼 오래 앉아서 하는 스타일이 못 되고 중간에 다른 일도 많이 했기 때문에 하루에 앉아서 공부한 시간은 통틀어 3시간 이하입니다. 중요한 것은 공부 시간 보다는 자신이 필요한 공부를 다 소화할 수 있느냐인 듯 합니다.

 

정말 이 시험에 대한 갈피를 못 잡거나 현직의 조언을 들을 기회가 없는 분들께는 여유가 있으면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사설 교육기관에 다니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모 방송사에서 하는 아카데미에 다녔는데, 기사를 쓰는 방법이라거나 방송 리포팅, 글쓰기 팁 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학창시절에는 ‘경험하기’에 중점

 

저는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언론사 관련 경력이 없었습니다. 학보사나 방송사, 관련 동아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로 과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여기저기서 일도 많이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남들이 해 보지 못했을 법한 일도 많이 했네요. 전공이 제2외국어라서 관련 경력이 많은 편입니다. 한글로 외국어 발음이 표시된 회화책(ex. apple [애플])에 발음 표기가 잘 됐는지 감수도 해보고, 국제회의 스태프로 일하면서 외국 사람들을 상대해 보기도 했습니다. 외국계 번역회사에서도 4학년 2학기 때부터 약 1년간 일했고요.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가 있을 때는 모 공기업에서 펴낸 출장·여행 가이드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언론사 관련 경력이 없는 저의 약점을 커버해 주고도 남았습니다. ‘난 기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방송사(신문사)에서 꼭 활동을 해야 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스스로도 즐겁고 나중에 전형 과정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3. 언론 관련 경력

 

요즘은 인턴의 종류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인턴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턴 경험이 없다고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졸업하신 분도 지원할 수 있는 인턴이나 단기 아르바이트가 있으니 한 번 쯤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졸업하고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연합뉴스 국제뉴스부에서 인턴기자로 일했습니다. 다른 언론사와는 달리 연합뉴스 인턴은 졸업생도 지원이 가능하고 기간도 6개월로 긴 편입니다. AP나 AFP, 로이터 등에서 나오는 외신 기사를 우리 기사로 만드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인턴도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선발되어 바로 실전에 투입됐습니다. 일하는 동안 시험 준비를 병행해서 힘들었지만, 100여건의 기사를 쓰면서 공부만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금은 저의 선배가 되신 차장이나 부장의 데스킹을 직접 받으면서 기사를 썼기 때문에 실무경력도 쌓고 시험대비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무엇보다도 회사 업무의 특성과 조직 구조를 익히고 선배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언론사 구조나 업무는 다른 기업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언론사를 미리 경험해 봤다는 것은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도 두고두고 질문거리가 됩니다.

 

 

 

 

● 연합뉴스 입사시험

 

 

1. 서류전형

 

 

연합뉴스 서류전형에서는 회사의 특성상 영어점수와 제2외국어가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특파원이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특히 제2외국어를 할 줄 아신다면 공인시험에 응시해 객관적인 ‘스펙’으로 만들어 놓으시기 바랍니다.

 

어학 점수가 조금 뒤지더라도 다른 것으로 보완이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서류전형에서 보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필기시험을 보게 해 주려고 합니다. 수치나 객관적 자료로 남겨놓을 수 있는 경력, 어학점수, 자격증을 능력껏 확보해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필기시험

 

 

-영어: 연합뉴스 시험에서는 영어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른 과목에 비해 배정된 점수도 높고 출제나 채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시험은 외신 내용을 한글 기사화 하는 것과 한글로 주어진 내용을 영작하는 것입니다. 영→한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시험을 볼 때는 영자신문의 칼럼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도 나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스트레이트 외신기사입니다. 준비를 하실 때는 AP, AFP, 로이터 등 외신 기사를 주요 이슈별로 정리해 한글기사로 써 보고 선배들이 쓴 기사와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외신 기사는 주요 키워드로 야후나 구글에서 검색하면 대부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슈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신문의 국제면에 어떤 기사가 많이 나오는지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과 관련된 사안은 연합에 나온 영문기사와 한글기사를 함께 보는 것도 권합니다.

 

 

-상식: 상식 시험은 각 부서 선배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제출해 취합하는 형태로 출제합니다. 키워드가 주어지면 약술하는 것이 시험의 전부입니다. 보통 주어지는 문제의 수는 20~25문제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박문각에서 수 개월에 한 번 발행하는 ‘최신시사상식’의 키워드 정리를 참고하고 신문을 읽으면서 모르는 용어를 따로 정리해 대비했습니다.

 

 

-국어: 대학 교수들을 초빙해 출제하는데 평소에 한국어능력시험 등 다른 국어시험을 준비해왔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입니다. 한 문단의 글을 제시하고 필요없는 문장을 고른다거나, 한자어를 한글로 적절히 바꾸어 쓰기, 기사를 보고 제목 쓰기 등 기자로서 필요한 국어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한자쓰기도 1~2문제 쯤 나오지만 크게 걱정할 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수능시험이나 한국어능력시험 대비문제 및 기출문제를 풀어봤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문: 시험 종목 이름은 작문이지만 사실상 논술입니다. 많은 지망생들이 스터디를 하면서 준비를 꾸준히 하기 때문에 손을 못 댈 정도로 어려운 건 아닙니다. 특히 연합의 작문은 3개의 주제 중 하나를 골라서 쓸 수 있어서 다른 회사 시험에 비해 자신의 실력을 더 편하게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술이나 작문 시험은 꾸준히 써 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스터디를 하시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정기적으로 일정량의 글을 쓰는 것은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스터디를 통해 다른 사람의 글도 읽어보고 제 글에 대한 비판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글의 스타일, 형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주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글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대로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언론사 논술도 결국 ‘시험’입니다. ‘시험에 붙을 만한 글’이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언론사 시험은 기자를 뽑는 시험입니다. 글을 잘 쓰는 것 이상으로 ‘구조’를 잡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내용만큼이나 구조나 형식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3. 실무능력평가

 

 

-기사작성: 평소에 선배들이 쓴 기사를 많이 보고 직접 연습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는 실무능력평가 전에 보도자료를 정해 일정한 분량으로 기사를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아카데미와 인턴 과정에서 기사 감각을 익힌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보도자료를 보고 쓴 기사와 연합 기사를 비교하면서 구성에서는 어떤 점이 차이가 나는지, 빠뜨린 팩트는 없는지 등을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시험에서는 자동차 요일제에 참여하면 보험료 인하 혜택을 준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자료와 메신저 피싱 일당이 검거됐다는 경찰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시간은 90분입니다.

 

인터뷰 기사는 어떤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연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평소에 다양한 글과 인터뷰를 읽어보고 인물에서 어떻게 기사거리와 핵심을 뽑아낼 것인가 고민을 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각종 매체에서 나온 인터뷰를 유심히 보면서 표현을 익히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시험 볼 때는 서울 모 경찰서의 여성 수사과장이 나왔는데 핵심을 잡기가 힘들어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인터뷰는 약 30분, 기사작성은 한 시간 정도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시험에 소재가 된 그 과장을 훗날 경찰서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두시면 좋은 것은 연합뉴스 시험에서는 원고지를 쓴다는 사실입니다. 작문과 기사를 모두 원고지에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띄어쓰기와 원고지 쓰는 법은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입니다.

 

 

- 토론: 토론에서는 한 주제를 놓고 7~8명이 한 조가 되어 찬반 의견을 말하게 됩니다. 한 쪽에 3~4명 정도면 그대로 진행하고 수가 맞지 않으면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는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미리 체크가 되어 참작됩니다.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것은 사실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의견을 어떻게 피력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4. 자기소개서

 

연합뉴스는 필기를 통과해야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습니다. 이미 서류와 필기로 어느 정도는 검증된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서 추상적인 말들로 ‘글발’을 뽐내기 보다는 자신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임원들이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곤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시험점수 뿐입니다. 시험점수와 지원서에 적힌 팩트로 충분하지 않은 열정과 인간성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은 자기소개서 밖에 없는 것이지요. 고전적으로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저는 솔직하게 썼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저의 경력과 준비과정, 인턴경험 등을 쓰고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운 점, 그리고 기자로서 제 목표 등을 썼습니다. 지난해에는 작성 항목은 따로 없었고, 분량 제한은 1,800자였습니다.

 

 

 

5. 최종면접

 

최종면접까지 가셨다면 이제 마음 비우고 하고 싶은 말씀 다 하고 오시면 됩니다.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개인에 대한 질문이 많이 있고, 약점을 지적하는 질문도 가끔 받습니다.

 

가족 사항이나 학교,기자가 되어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인턴 생활, 전공 언어 능력 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장님과 상무님 3분이 면접관으로 참여하시는데 큰 압박 없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예상 질문을 뽑아 생각을 정리해두는 것 정도로 준비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인턴을 했는데 필기시험 성적이 별로다’라는 지적을 들었는데 약점을 인정하고 인터뷰 기사에서 헤매서 점수를 많이 못 딴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솔직함’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6.2 지방선거 현장 취재를 하면서 기자가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특히 연합뉴스라는 통신사의 기자이기 때문에 그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취재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기사가 되어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짜릿했습니다.

 

혹시 통신사에 들어오고 싶지만 업무가 너무 많고 고될 것 같아서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꼭 통신사가 아니더라도 ‘기자’라는 꿈이 있다면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더라도 한 번쯤은 그 이름을 갖기 위해 노력해볼 가치가 있다고, 젊음을 걸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할 때는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부각하는 것이 중요하고, 공부 시간이든 논술 방식이든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것이 제 이야기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의 친한 후배에게 조언한다는 심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신 많은 분들이 훗날 저의 후배가 되어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꿈을 이뤄도 삶은 그대 책임!

- 행복하게 꿈꾸고 자신있게 도전하세요

 

 

 

심새롬(중앙일보)

 

 

안녕하세요. 올해 1월 1일자로 중앙일보에 입사한 심새롬입니다. 2009년 하반기부터 공채에 응시해 그 해 10월에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제 5개월째 회사 생활을 맛보고 있는 ‘수습기자’죠. 아직 부서배치도 받지 않은 새내기지만 그만큼 입사전형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해 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제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작년 중앙일보 선발시험은 총 다섯 단계 전형을 거쳤습니다. 서류전형(1차)-필기시험(2차)-실무면접(3차)-현장평가(4차)-최종 임원면접(5차) 순서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 같은 과정으로 기자를 뽑습니다.

 

 

1. 서류전형

 

기본적인 ‘스펙’은 일정 수준 이상이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정 수준이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대학생 평균치를 살짝 밑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남다른 자격요건을 갖춘다면 그건 분명 플러스 요인입니다. 하지만 학점이 유별나게 좋지 않아도, 영어나 제 2외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뛰어나지 못해도 언론사 입사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학벌이나 경력도 당락을 가르는 요소는 아닙니다. 단, 인턴 등 실무경험은 가능한 많이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서류에서는 경력사항을 크게 보지 않아도 결국 현장평가 전형에서 실력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합격자 중 학보사나 인턴기자, 대학생 기자 출신이 많은 이유입니다. 학벌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굳이 명문대생을 고집하지 않아도 명문대에서 치열하게 훈련받은 사람이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서류의 자격요건에 너무 연연하지 말되 나중 전형에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십시오.

 

서류전형의 캐스팅 보트는 결국 자기소개서가 쥐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썼느냐가 최종면접 결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자기소개서 쓰기가 어렵다면 먼저 ‘너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부터 버려야 합니다. 한 항목에 한 가지만 쓰십시오. 무조건 ‘특이하게’, ‘읽고 싶게’ 하나의 사례로 풀어가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팩트(Fact)에 목매는 게 기자들입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에서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기술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낯가림이 없고 사람을 좋아합니다.’라고 적기보다는 ‘저는 네 살 때부터 아버지 따라 ○○산을 기어오르며 낯선 아저씨들이 묻는 말마다 대답도 곧잘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쓰는 거죠. 글은 사람을 드러냅니다. 본인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와 형식, 문체를 골라 솔직하게 쓰세요.

 

 

 

2. 필기시험

 

작년 중앙일보 필기시험은 1교시 작문과 2교시 Toct로 진행됐습니다. 타 언론사의 경우 상식, 논술도 시험과목에 포함됩니다. 필기전형은 확률적으로 가장 합격이 어려운 고비입니다. 운도 좀 따라줘야 합니다. 저는 입사까지 총 5번 필기시험을 봤습니다. 마지막에야 한 번을 겨우 통과했습니다. 지금 저보고 또 언론사 필기시험을 보라면 붙는다는 확신은 전혀 없습니다. 제 동기들도 열에 아홉은 저와 같은 대답입니다. 자꾸 떨어진다고 실망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필기에서 스무 번은 떨어져본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면 본인이 어떤 글을 잘 쓰는지 분석해 보세요. 교수님이나 스터디 친구들의 냉정한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논술에 약했습니다. 그래서 논술을 안 보는 중앙일보 필기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쓰는 글에 비중을 두고 채점하는 언론사가 어디인지 정보를 수집해두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상식 시험 대비는 신문 열심히 보면 됩니다. 시중의 책 중 격월로 나오는 ‘최신시사상식’을 추천합니다. 두꺼운 책들은 개인적으로 투자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여기저기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언론사는 'book smart'한 사람보다는 ‘street smart'한 지원자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천성적으로 책상에 붙어있는 타입이 아니어서 여기저기에 관심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몇 달 전에 봤던 뮤지컬에서 힌트를 얻어 합격작을 한 편 쓸 수 있었습니다.

 

Toct(중앙일보) 등 인‧적성검사를 보는 회사가 있습니다. 저는 전날 예시문제 출력해서 한 번 봤습니다. 그냥 자격 미달을 거르려는 의도이거나, 회사와 성향이 맞는 사람을 추려내는 과정입니다. 시간이 아주 많으신 분만 따로 준비하세요!

 

 

 

3. 실무면접

 

회사에 따라 이 절차는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 부서에서 주로 차장급(실무진) 기자들이 모여 평가위원단을 구성하고, 필기 합격자들을 1차로 추려내는 과정입니다. 중앙일보의 경우 작년에는 필기에서 논술과 상식, 즉 시사문제를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무면접에서 주로 시사관련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당시 받았던 질문들을 몇 개 소개해 보면

 

-정외과에서 뭘 집중적으로 공부했나?

 

-(국제정치라고 대답하자 국제부 기자가) G2에서 앞으로 중국의 위상에 대한 전망은?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우리나라 정당들의 문제점과 나아갈 길?

 

-SSM과 지역상권의 대결구도에 대한 해법 제시?

 

이 정도입니다. 말로 푸는 시사상식-논술 문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걱정 마세요. 남들도 다 똑같이 떨립니다. 누가 덜 떨고 제대로 말하느냐를 가르는 싸움입니다. 사실 저는 난생 처음 보는 면접이라 정말 많이 떨었습니다. 평소에 공부를 충분히 해 뒀다면 덜 떨렸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면접은 8할이 자신감이고, 자신감은 준비된 자에게서 풍기는 것 같습니다. 그냥 첫 얼굴도장 찍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배짱 좋게 나가세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4. 현장평가

 

현장평가는 중요합니다. 저는 (비록 현장평가를 한 번밖에 못 했지만) 여기서 당락이 좌우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째는 참신한 아이디어, 둘째는 깔끔한 문장력, 셋째는 힘 있는 기사를 만드는 사고력입니다. 셋 다 있으면 좋지만 그 중 하나만 확실히 있어도 합격권에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실무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바로 이 전형단계 때문입니다. 언론사에 따라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합숙이나 회식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비용을 쏟았으니 제대로 옥석을 가리려고 애를 씁니다.

 

작년 중앙일보 현장평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3일간 출퇴근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첫날은 주제(남산과 이태원)를 던져주고 5시간 취재, 2시간 기사작성이었습니다. 둘째 날도 같은 방식이었는데 주제 대신 각종 통계자료 8개가 묶음으로 주어졌습니다. (국가별 인구 순위,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연도별 혼인 추이, 주요범죄 발생건수, 노령화지수, 교과부 예산 및 학생수, 사망원인 및 사망률, 영화상영 편수 및 관객 수) 어디서든 기사거리를 잡아내 1400자 내외 기사를 한 편씩 써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이틀 모두 따로 취재수첩을 주고 모든 메모를 적어 내라고 했습니다. 명함, 브로셔 등 관련자료들도 같이 제출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지난 이틀간 쓴 기사와 취재과정에 대한 면접이 진행됐습니다. 실무면접 때 봤던 평가위원들이 내 기사 두 편을 채점한 후 궁금했던 점을 물었습니다.

 

저는 무조건 구석에서 남들 안하는 것 찾기에 골몰했습니다. 생생한 묘사와 다양한 인터뷰를 넣어 ‘중앙일보다운’ 읽는 맛 살리기에 집중했습니다. 디카로 몇 군데 사진을 찍어 증거자료로 첨부해 보냈습니다. 두 번째 날은 시간이 남아 통계자료를 엑셀에 입력해 표를 만들어 붙였습니다. 면접은 조금 더 침착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5. 최종 임원면접

 

마지막 임원면접은 그야말로 ‘진인사대천명’ 할 순간입니다. 최종 결정권자들 앞에서 그간 해 온 모든 것을 보이고 확인받는 자리니까요. 임원들 앞에는 이미 지원자들의 최종 순위까지 매겨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뒤집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난 이미 뽑혔다’는 마음가짐으로 겸손함과 패기를 두루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작년 중앙일보의 경우 시간은 15분~20분 정도. 4명씩 한 조가 되어 들어갔습니다. 여담이지만 저와 최종면접을 같이 봤던 4명 중 3명이 합격했습니다. 옆에서 대답을 너무 잘한다고 부담 갖지 마세요. 간단한 자기소개(1분 스피치) 정도는 기본으로 준비해서 달달 외우고 가야 합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지금까지 전형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적었습니다. 현역 기자라면 누구든 비슷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기자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점, 그리고 기자로 5개월 살아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마인드 컨트롤이 우선!

 

저는 제가 졸업반 때 잘 한 게 딱 하나, 마인드 컨트롤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사 입사시험은 세간에서 ‘언론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죠. 내가 모자라서 떨어졌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직 인연이 닿지 않는구나’하고 마음을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준비기간 2~3년을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낙방에 크게 상처받지 않았던 게 오히려 득이 됐습니다.

 

여자들은 대게 감정 상태에 따라 성과와 집중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수험생 생활을 우울함의 나락으로 빠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시험 한 번 떨어질 때마다 정말 우울하죠. 집안 문제나 연애 문제까지 겹치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꾸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수험생활 빨리 끝내봤자 기다리는 건 첩첩산중 고생뿐인 사회생활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수험생이 팔자 좋다!’고요. 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입사하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지 스스로가 대견합니다.

 

저도 졸업 전에는 ‘취직 빨리 할 필요 없다. 있는 대로 즐기다가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른바 ‘언시생(언론고시생)’ 생활은 무한한 자기계발의 기회입니다. 신문 읽고 책 읽고 공연, 영화 보며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이니까요. 물론 미취업자로서 받는 숙명적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지만, 이왕이면 본인의 상황을 긍정하는 마음가짐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습니다.

 

 

 

2. 합격은 끝이 아닌 시작

 

이 얘기를 하기 위해 지금까지 긴 글을 써왔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여러분께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언론사 취업을 원하시나요? 진심으로? 그렇다면 지금부터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를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자는 결코 녹록치 않은 직업입니다. 개인 시간이 없고, 업무 강도가 높고, 사생활을 포기해야하는 순간이 매일 찾아옵니다. 거대한 권력이나 큰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닌데 취재 경쟁은 매체가 많아지면서 날로 치열해져 갑니다. 세상이 돌고 뉴스가 나오는 한 절대 쉴 수 없는 장소가 편집국입니다. 보도의 사명을 지고 취재에 자신을 바쳐야만 합니다. 멋있게 들린다고요? 현실 속 기자들은 언제나 멋있기보단 불쌍합니다. 특히나 좋은 것, 편한 것, 재미난 것을 좇는 젊은 세대들에겐 너무나 많은 희생을 요하는 버거운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여기자로 살기란 좀 더 어렵습니다. 선배들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기자가 되고 나서 모든 걸 잃었다’는 생각마저 들 수 있습니다. 젊음, 자유, 건강, 몸매, 꿈, 사랑까지. 저는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중학교 때부터 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대학 졸업을 앞두고 보니 기자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입사 전에는 ‘죽기 전에 한 번은 해보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기자가 된 지금도 고민이 끝나지 않았네요. 난 왜 기자가 됐는가. 왜 기자가 되고 싶었는가. 왜.

 

충분히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뜨거운 꿈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힘닿는 데까지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제신문기자, 난 이렇게 준비했다.

 

 

연유진(서울경제 기자)

 

<들어가며>

 

작년 이 맘 때였습니다. 학교 언론고시반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다 게시판 벽에 붙어 있는 ‘기자가 되는 길’ 강연 공고를 발견했을 때가요. 공고를 보며 갈지 말지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제가 기자가 되어 ‘기자가 되는 길’ 강연을 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기자의 꿈을 안고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우연히 신청했던 경제학 원론 수업을 듣고 경제학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신문방송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며 너무나 좋아했던 이 두 가지를 모두 ‘업’으로 삼고 살수는 없을까 생각하다 ‘내 길은 경제신문 기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대학 8학기를 휴학 없이 끝내버리고 본격적으로 입사시험 준비를 시작한 시기는 2008년 겨울. 1년 여의 노력 끝에 결국 2010년 1월, 고대하던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제지, 이렇게 준비했다>

 

#1. 상식대비= ‘경제 신문은 교과서’

 

경제신문 기자가 되기 위해 제가 처음 한 일은 ‘경제 신문과 친숙해지기’ 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제지는 어렵고 딱딱하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경제지를 교과서 보듯 밑줄 쳐 가며 정독하고, 모르는 용어는 따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신문 한 개 읽는 데만 2~3시간씩 걸렸습니다. 인터넷을 찾아가며 용어의 해설을 찾고,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갔고, 일주일이 지나면 A4 50쪽이 넘는 경제용어사전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3개월 정도가 지나자 더 이상 경제신문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신문 읽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줄었고, 생소한 용어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상식 시험이 부담스럽지 않고, 경제매체들이 주관하는 경제능력검증시험에서 고득점을 거두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비로소‘기본기’가 갖춰진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용어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용어 하나를 정리하더라도 백과사전, 관련 기사, 논문까지 전방위로 찾으며 시간을 쏟았기 때문에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용어가 머리 속에 남아있었습니다. 또 이렇게 공부하면 단순히 용어 하나가 아니라 용어를 둘러싼 맥락이 유기적으로 머리에 들어와서 쉽게 잊어버리지도 않고, 논술이나 면접까지 저절로 대비가 됐습니다.

 

 

 

#2. 논술 대비= ‘보고서 읽기’

 

입사 후 직접 논술 채점에 참여하셨던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한 선배는 저에게 “같은 주제에 대해 거의 다 비슷한 논거로 썼더라. 신문에 나온 것과 똑같은 논거를 제시한 지원자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선배는 “그럴 듯한 예시로 멋을 부려 잘 쓴 것 같이 보여도 제대로 된 논거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면 무조건 50점을 줬다”며 “대안을 제시하라고 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안을 제시한 답안이 없더라”라고 했습니다. 다듬어진 글솜씨도 물론 중요하지만 촘촘한 논리와 차별화된 논거가 논술 고득점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남들과 차별화된 논거를 갖기 위해 제가 했던 일은 여러 경제 연구소에서 발간된 연구보고서 읽기입니다. 매주 한국은행•KDI•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발간된 보고서를 꼼꼼히 살피며 최신 이슈를 파악하고, 결론에 이르는 논거를 파악했습니다. 기사는 그날의 사건에 집중하다 보니 거시적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고, 책은 최신 이슈에 대한 시각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연구보고서는 훌륭한 교재였습니다.

 

물론 책 읽기도 게을리 하진 않았습니다. 보고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 ‘구슬’이라면 책을 읽어 정립한 가치관은 구슬을 꿰기 위한‘실’이니까요. 공부를 하는 내내 경제경영 분야의 고전 서적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간 서적은 챙겨 읽었습니다.

 

 

 

#3. 면접대비= ‘하면 된다’

 

필기 통과 10회 만에 최종 합격. 경제신문 필기는 한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지만 최종 합격이라는 마지막 문턱을 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누구보다 더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는 자신이 있었기에 나를 알아주지 않는 면접관이 야속하기도 했고, 기자가 되기에 내가 모르는 결격사유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저 역시 숱하게 면접에서 떨어졌던 사람이라 면접에 합격하는 팁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버티다 보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한번 온 기회를 잡으려다 너무 긴장하지도 마시고, 실패해도 낙담하지 마세요. 합격과 불합격의 과정을 ‘나에게 궁합이 맞는 언론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요.

 

 

 

<마치며>

 

배치 받은 지 1달 밖에 되지 않은 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 연유진 기자. 조금이라도 빨리 1인분의 기자 몫을 해 낼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돌며 정신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각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땀 흘리는 사장님들과 직원들을 보며 늘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비록 제가 이 자리에서 강연을 하고 있지만‘기자가 되는 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들보다 조금 빨리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선배가 걸어왔던 길을 보며 뒤이어 오시는 분들이 헤매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이야기를 들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내년에는 여러분이 강연자로 이 자리에 다시 찾아오실 수 있길 기도하겠습니다.

 

 

 

 

“방송기자 준비를 위한 작은 조언”

 

 

박소희 (MBC)

 

안녕하세요.

 

2년 전쯤 저도 여러분과 같은 자리에 앉아서 한 가지라도 도움 될 만한 정보를 더 알아가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는 빼고, ‘방송기자’에 한정지어 입사시험 순서에 따라 제가 존경하는 선배들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부족한 글을 채우려 합니다. “ ”이 달린 모든 이야기는 따로 설명하지 않는 한 저희 회사 선배들이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 서류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잊고,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여러분과 같은 자리에서 제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말입니다. 그 때 지금의 저와 같은 자리에 있었던 KBS 선배가 말씀하셨습니다. 학점, 토익, 한국어 시험, 외국어 성적, 한자, 기타 자격증 등 우리가 입사지원서에 쓸 수 있는 소위 ‘스펙’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최상위권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 정도의 능력과 준비성이 있는 분들이라면 입사가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 없고, 저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상황과 시간을 생각해서 준비하세요. 졸업한 사람이 학점 걱정해서 뭐하겠습니까.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요. 토익이 낮아 걱정인데 시험일이 얼마 안 남았다면 고민할 시간에 상식을 점검하고 글을 다듬는 것이 생산적입니다.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효율적인가 아닌가는 나눌 수 있습니다.

 

 

 

* 글쓰기

 

“ 세상을 차갑게 보는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시선을, 세상을 따뜻하다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차가운 시선을”

 

우리가 가져야 하는 문제의식은 모두 이런 시선아래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차갑고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겠지요. 그들이 왜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를 살피는 일은 사회 문제를 접근해가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런 세상의 문제들은 모른다는 듯 마냥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들의 행복이 혹시나 누군가의 불행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또는 그 행복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어쩌면 권력 감시의 또 다른 방법입니다.

 

입사 전 스터디를 하면서 읽기에 재미있는 글은 쓰면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재미있게 쓰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물론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임을 평가받는 자리에서는 재미 외에 ‘하고 싶은 말’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논술과 작문의 차이는 이런 시선을 개인적 경험이나 사소한 감정으로 풀어내는 것인가 아니면 주어진 논제 아래서 풀어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논술을 위해서는 주어진 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도 중요하지요. 남들의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알아야 그 중에 내가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가 나옵니다.

 

제 경우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최근 이슈가 된 사건의 배경과 찬성, 반대 논리, 비슷한 사례들을 정리했습니다. A4 3~7장 분량으로요.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많은 정보를 농축해서 정리할 수 있어 주로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했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신문에 나오는 이야기 말고 주간지에 실린 기사나 해외 사례, 관련 논문이나 정부 자료 등을 파악하려면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편이 자료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인 각도로 시각을 달리해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인 선거와 관련해서 정치적 관점에서 정책선거의 부실이나 정치집단간의 과열경쟁 또는 선거방식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부동층이 늘어나는 이유나 선거를 대하는 세대간의 차이와 그 이유를 밝힐 수도 있습니다. 그래야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시각이나 접근방법이 생겨 남들과 다른 차별적인 글을 쓸 수 있습니다. 10편을 서로 다른 주제로 쓰는 것보다 한 주제에 대해 10가지 다른 시각의 글을 써보는 것이 더 좋다는 팁을 저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퇴고는 필수입니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여러분이 잘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기에서만이 아니라 최종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관문입니다.

 

 

 

* 상식

 

“관찰력이 생명이다”

 

글쓰기와 함께 MBC에서 보는 시험은 종합상식과 약간의 기사 쓰기입니다. 이건 지난 문제들이 여러 곳에 나와 있으니 이미 보신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분야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막막하실 겁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시면 다들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본 것들입니다. 어느 CF에 나왔던 구절. 예고편에서 스치듯 본 프로그램 이름과 등장인물들. 신문 한 귀퉁이에 소개된 책. 기사에서 주석으로 달렸던 용어. 스치듯 봤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정답을 적었을 것이고,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틀렸을 겁니다. 그 방대한 분야를 달달 외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다. 그저 그냥 스쳐갈 수 있는 것들을 한 번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그래서 뇌리에 남겨두는 거죠. 그러려면 신문, 방송, 영화, 잡지를 가리지 않고 봐야 합니다. 속으로 그걸 어떻게 다 보나 하는 생각이 드시겠죠? 그래서 스터디가 있습니다. 분야를 나눠 사소한 것들을 관찰한 결과를 나누세요. 신문, 책, 방송 등에서 나를 궁금하게 했던 것들을 정리하시고 그 것들을 서로 알려주세요. 남들은 이런 것을 궁금해 하는구나 알게 되고, 덤으로 좋은 글쓰기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즐겁게 상식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상식을 다 맞추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니까요.

 

 

 

* 실무평가

 

“ 현장화면, 효과음이 모두 fact이고 방송기자의 무기다”

 

이 글을 관심있게 읽으시는 분이라면 방송기자와 신문기자가 다 똑같은 기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저는 이제 겨우 6개월차 수습 생활을 끝낸 기자이지만 몇 번의 현장경험을 통해 신문과 방송기자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방송기자는 본인이 중요한 진술을 ‘들은 것’만으로는 기사를 쓸 수 없습니다. 녹취나 인터뷰 화면이 있어야 합니다. 방송기자는 본인이 중요한 사건을 ‘본 것’ 또는 ‘안 것’만 가지고는 기사를 쓸 수 없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화면이나 증거자료를 담은 장면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방송기자가 넘어야 하는 산이지만 또한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수습초기에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화면 있어?”이고 화면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건 취재가 덜 됐다는 뜻이었습니다.

 

실무평가 전형에서도 얼마나 화면구성을 이해하고 염두에 두어 기사를 쓰는지 또는 취재 시에 이를 빠뜨리지 않는가가 중요한 항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뉴스를 볼 때 화면 전환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인터뷰 내용을 담았는지, 같은 내용을 다룬 뉴스라도 방송사별로 비교해가며 무슨 화면을 썼는지 시험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십시오. 그리고 기사쓰기나 기사 기획안을 작성할 때 화면에 대한 언급을 한다면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실무평가에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순발력입니다. 제 경우 갑자기 중계차 진행을 해보라고 하기도 하고, 경찰을 만난 것을 가정해 취재를 위한 질문을 해보라고도 했으며, 문제하나를 내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라고 한 과제가 있었습니다. MBC의 1박 2일 합숙 실무평가를 진행하며 느낀 것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보다 평소에 기자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보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질문이든 내가 생각하는 취재 원칙이나, 내가 기자로서 지키고 싶은 가치,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에 연결되는 것들이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적어도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스로 내린 뒤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고민을 깊게 했다면 남들 다하는 뻔한 얘기는 안나올 거예요. 왜냐하면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들일 테니 보다 구체적인 사례나 예들을 들어 이야기 할 수 있을 겁니다.

 

 

* MBC는 기본적으로 실무평가에서 논술을 한 번 더 씁니다. 이건 위에 말씀드린 글쓰기 내용과 겹치니 넘어가겠습니다.

 

 

 

* 면접

 

“방송기자의 기본은 편안한 인상이다”

 

방송기자는 시청자 앞에 서는 사람입니다. 잘 생기고 예쁜 게 아니라 편안하고 신뢰감 주는 인상인가가 중요합니다. 또한 면접에서 이기적으로 본인 스스로를 내세우려 하거나 내 주장만을 강하게 어필하는 사람은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높이는 사람은 당연히 타인을 내려보게 마련이고 그런 어조나 시선과 표정은 시청자나 취재원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감과 오만은 다릅니다. 본인의 인상이 최대한 편안하게 보이는 표정을 찾으시고 그 표정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어조도 주의하시구요. 방송기자니까 당연히 발음은 또박또박하고 말은 너무 빠르지 않게 해야겠죠?

 

또 한 가지는 모든 대답에서 내가 ‘왜’ ‘어떤’기자가 되려 하는지를 엮어 말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MBC뉴스데스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라서 좋습니다. 저는 뉴스의 기본, 또는 뉴스가 지녀야 하는 가치는 ~~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가 기자가 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처럼 내가 되고 싶은 기자, 앞으로의 포부를 엮어 말씀하시면 어떨른지요.

 

저는 면접 전에 MBC의 최근 현안, 인상 깊은 기사와 그 이유, 쓰고 싶은 기사 등에 관해 예상 질문을 뽑아서 연습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위에 말씀드린 대로 ‘나’의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실무진 면접에서나 최종 면접에서나 기본적인 자세는 변하지 않았던 듯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제 말이 너무 강하게 인식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알아서 걸러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배로 다시 만나길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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