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려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1991년부터 개최해온 취업 정보 워크숍입니다.
매년 하반기에 무료로 열리며, 언론사 간부 및 젊은 기자들이 기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언론사 취업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2009 기자가 되는 길 (원고)
작성일2009-05-26
조회수10334
▨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라 - 신문은, 언론은 이런 기자를 원한다
조선일보 기자역량개발담당 부국장 이종원
◆기자로서, 조선일보 기자로서 공통적으로 원하는 자질
▶수처작주(隨處作主)= 가는 곳 마다 주인이 되고저 하라. 어느 스님이 조선일보 사장에게 준 글, 붓글씨로 써준 말인데 이 글씨는 조선일보 6층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만날 수 있도록 액자로 만들어 걸어 둔 말임. 뜻대로 해석하면 어디가서든 주인이 되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음. 이는 언뜻 보기에 특정 회사에 충성하라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사실은 기자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이자 자질이라 할 것임.
이 말을 설명하는 것으로 오늘 설명회에서 저에게 주어진 주제를 말하려 함. 우선 굳이 화두라 할만한 건진 모르겠으나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수처작주 네글자를 화두로 해서 오늘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함.
◆기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
▶수처작주= 한번 더 수처작주를 강조하고자 함. 왜 주인이 되라고 하는가. 바로 당신 인생의 주인이 바로 당신이 돼라는 말이고 그래야 기자란 어렵고 힘든 일을 해 나갈 수 있다는 말임. 매일 48면 또는 그 보다 많거나 적거나 엄청나게 많은 백지를 하루 그것도 불과 서너시간에 새까만 활자로 만들어진 정보를 빽빽히 채워넣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혼신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함. 이럴 때 기사 작성하는 일이, 지면을 만드는 일이, 신문을 제작하는 일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주인은 따로 있고 나는 시키는대로 한다는 마음가짐으론 절대 결코 햐얀 백지를 정보와 뉴스로 가득찬 지식의 보고로 만들 수가 없음. 소극적이거나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수동적 자세와 자질로는 신문기자 언론인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을 원론삼아 먼저 드리는 것임.
▶문제의식=기자는 우리 사회의 감시자이자 권력과 권력에 버금가는 파워를 가진 집단이나 개체를 견제하고 감시해서 기본적으로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지키는 것이 그 본령이라 할 것임. 그러자면 우리사회의 어느 구석에서 부당하게 짓밟히는 인권과 개인이 있는 것인지, 약자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것임.
그러자면 우리 사회라는 것이 처음 태동할 때 평등하고 똑같은 존재들끼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계약을 해서 ‘대표’란 이름의 심부름꾼을 뽑고, 그 심부름꾼을 부려 공동체를 유지하고 꾸려나가게 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과 근본 뿌리를 알고 그에 어긋나는 우리 사회의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해서 그 근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자, 언론의 근본 사명이라 할 것임.
이런 기본과 철학이라 할 것인지는 모르겠으되 그런 걸 갖고 우리 사회를 감시 견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바로 문제의식이라 할 것임. 이것이 없으면 기자가 특정 언론기업의 사원이 되고 장삼이사가 돼 언론이 제역할을 못하는 것임.
▶적극성 또는 근성=기자는 한 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물고 늘어진 것이 있다면 승부를 보고 결판을 내야하겠다는 그런 끈질김, 일본어 표현이라 적절치 않지만 가장 적합한 표현이기에 하는 말인데 근성이 있어야 함.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구조적인 병폐등을 고쳐 나가려면, 또 권력의 횡포나 부정 비리를 캐고 밝혀서 우리사회의 건강을 유지해 나가자면 이런 근성, 뿌리를 반드시 뽑겠다는 각오와 결의가 있어야 할 것임. 그런 각오와 결의를 갖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근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그런 사람을 기자로서 원하는 것임.
▶인문 자연과학적 소양의 겸비= 최근 대학입시를 보면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 있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같은 훌륭한 대학들조차도 반쪽짜리 인간을 만드는 입시제도를 운용하고 있음. 문과계열 응시자는 자연과학 과목을 하나도 입시과목으로 시험을 보지 않고 자연과학계열 응시자는 우리 역사인 국사조차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있음. 인간의 가장 기본인 인문소양은 물론 우주만물의 원리를 알려주는 자연과학 소양이 선택학과에 따라 배제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
일례로 제가 국제부장을 하던 시절 수마트라섬 인근의 해저가 진앙이 됐던 엄청난 지진이 발생해서 쓰나미란 전대미문의 엄청난 재앙이 있었음. 당시 어느 외신기사가 전송됐고 우리 언론이 일제히 오보를 한 기사가 있었음. 당시 지진으로 수마트라 섬이 30미터를 이동했다는 기사가 들어왔고 대부분의 신문 방송이 그걸 그대로 보도했음. 하나 수마트라 섬이 30미터를 이동했다면, 지구의 맨틀위에 떠 있는 대륙판들이 1년에 1센티미터를 움직이는데도 지진이 나서 난리가 나는데 30미터를 움직이면 지구가 깨져야 하는데 이런 기사가 여과없이 나가는 것이 현실임. 이는 고등학교 시절 자연과학 분야과목만 충실히 해도 나올 수 없는 오보인데 이런 보도가 나가는 것은 인문소양과 자연과학적 소양을 두루 갖추지 못한데서 벌어진 일임. 깊이 있게 알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자연과학적 소양이나 인문소양은 기자가 되기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말하는 것임. 기자는 스페셜리스는 아님. 그러나 저널리스트라고 불리는 이유는 알고 있었으면 좋겠음. 두루 많이 아는 자란 것이 저널리스트임. 남의 이야기를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지식, 인문소양과 자연과학적 소양은 필수란 점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람.
▶근면성 또는 나를 버릴 수 있는 자세= 기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임. 기본적으로 사생활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임. 신문 방송기자의 본분은 언제라도 사건이 터지고 사고가 나면 현장으로 달려 가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것임. 그러자면 언제라도 군인들처럼, 경찰처럼 비상한 상황에 나를 버리고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직업임. 단란한 가족, 물론 중요하지만 그 중요한 사람들을 놔두고 역사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할 사람들이 기자임. 전쟁이 나면 가족에게는 피난을 가라하고 나는 전장으로 달려 나가서 종군기사를 보내야 하는 것이 기자의 운명이자 본분임.
이런 점을 잘 생각해서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함.
▶글로벌 마인드, 글솜씨= 기자로서 가져야 할 덕목으로 이 두가지를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음. 여느 기업, 여느 직종에선 글로벌을 가장 강조할 수도 있으나 나는 이 대목에서 글로벌이나 글솜씨는 열심히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요소라 생각함. 취재 잘하는 기자를 중동국가의 태러현장에 보낼 것이냐, 중동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낼 것이냐 하면 나는 물론 우리 회사는 당연히 취재 잘하는 기자를 보낼 것임. 문제의식이 있어야 기사가 보이고 저 자신의 확실한 관점이 있어야 비판과 지적의 논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말 잘하는 사람보단 의식있는 훈련된 기자를 현장으로 보내는 것임.
◆조선일보가 원하는 기자상
▶수처작주= 이 대목에서도 수처작주임. 조선일보사에 충성하라는 말이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가 자신이 조선일보를 만드는 주역이자 주인이라 생각않으면 조선일보는 물론 대한민국 언론은 본연의 역할을 못함은 물론 미래가 없음. 스스로 주인이란 생각이 없이 끌려 다니며 시키는대로 기사를 쓰고 일을 해선 창의적 지면, 차별화된 뉴스를 만들어 낼 수 없고, 그러면 대한민국 언론은 내일이 없을 것임.
▶생각없이 바쁜 사람보단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 신문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고 목탁임은 물론 우리 사회의 내일에 대한 나침반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함. 독자들에게 적어도 하나라도 더 많은 정보를 줘야 하고 다른 관점을 보여 주어야 할 것임.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중요한 문제를 간과화게 될 것임. 따라서 기본적으론 성실하고 근면하게 일을 하되 매사 하나 하나 생각을 깊게 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함.
▶고민하는 지성= 난데없이 성을 향해 창을 들고 돌진하는 동키호테는 기자로서 부적격일 것임. 작은 문제부터 나라는 물론 세계의 중요한 현안까지 내 문제로 끌어안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햄릿형 지성이 모인 곳이 조선일보라고 할 수 있음. 이런 고민이 없이는 세상의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없음.
▶가슴이 따뜻한 사람=냉정하고 냉철한 지식인 보다는 가슴이 뜨거운 열정을 가진 지성을 조선일보는 원함. 그런 사람들이 모여 고민하고 생각하고 지혜를 모아 우리 사회의 앞길을 열어 나가는데 한 지표를 제시하자는 것이 조선일보 기자들의 생각임. 여기에 동참하실 분들 적극 참여해서 언론의 길을 열어 나가 주시기 바람. 감사합니다.
김연정(연합뉴스)
대학을 이미 졸업한 사람일지라도 역시 ‘경험 쌓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대학을 졸업한 뒤 10개월이 지나서 연합뉴스에 입사했는데, 이런 경우라면 면접에서 “대학 졸업하고 뭐 했나” 묻는 질문이 항상 나옵니다. 다른 사람 눈에 `공백기’로 비춰지는 기간 동안 자신이 어떻게 지냈는지를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언론재단 예비언론인과정을 수강하고 방송사에서 뉴스를 모니터하는 일을 했는데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 외에도 헛헛한 마음을 달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3. 마인드 컨트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시험에 뛰어든 첫 해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해 취업 재수를 하게 된 장본인이 바로 저이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처음 본 시험에서 운 좋게 최종면접에 올라갔지만 최종합격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더 가고 싶었던' 언론사의 최종면접 기회가 몇 차례 찾아왔지만 한 번 겪은 실패의 경험 탓에 “나는 안 돼”라는 생각만 강하게 들었습니다. 시험에서 떨어진다고 좌절감을 갖기보다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자세를 갖고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정신없이 몇 달간 계속 이어지는 무수한 시험들을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연합뉴스 입사시험
1. 서류전형
연합뉴스는 자기소개서를 미리 받지 않습니다. 대신 기본적인 신상과 경력 등을 적는 입사지원서만을 받을 뿐입니다. 여기에는 학점, 토익점수 등을 적게 되는 데 일정 점수 이상만 된다면 모두 필기시험을 치룰 자격을 얻게 됩니다. 학점과 토익점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고 물리적인 여건 상 지원자 모두에게 필기시험 볼 기회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서류전형 단계를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점, 토익점수가 안 좋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2. 필기시험
2단계 전형에서는 국어, 상식, 영어, 논술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연합뉴스가 여타 회사와 다른 점 중 하나가 `영어시험‘의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논술과 국어가 각각 100점, 상식이 50점이었던 데 반해, 영어시험은 150점 만점입니다. 이는 세계 각국 통신사로부터 들어오는 뉴스를 기사화해 국내 언론사에 배포하는 통신사의 특성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연합뉴스 국제뉴스부는 타사보다 몇 배 더 규모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2단계 전형을 통과하려면 영어 시험을 잘 치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영어기사를 한글 기사로, 한글 기사를 영어 기사로 바꾸는 연습을 별도로 꾸준히 해야 합니다.
저는 영어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영자신문이나 주간지 가운데서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기사를 복사해 꾸준히 읽는 동시에 일간지 <국제면>에 실린 기사들의 형식을 눈에 익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국내 언론사에서 발행하는 영자신문을 꾸준히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시험에는 문장 길이는 짧지만 단어가 어려워 해석하기 어려운 구문들이 출제되며 `정확한 직역‘을 요구합니다. 지레 겁먹기보다는 최대한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빈칸으로 제출하기보다) 답을 쓰려고 애써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저는 국어시험을 별도로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상식 시험은 `최신시사상식‘ 책과 스터디에서 신문 5~6개를 스크랩한 자료들을 참고했습니다. 논술 시험은 3가지 논제 가운데 내가 자신 있는 주제를 골라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답안을 작성하지 못할 염려는 없습니다. 작년에는 종부세 폐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견해, 대통령의 종교 편향 문제가 출제됐는데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한 번쯤은 스터디에서 써봤을 법한 주제였습니다. 미리 다양한 논제에 대해 글을 써보거나 내 생각을 정리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3. 자기소개서 작성 및 기사작성, 토론 시험
필기시험을 본지 1달가량 지나, 내가 연합뉴스 시험을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때쯤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연합뉴스는 필기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게 합니다. 다른 언론사에 비해 요구하는 자소서의 길이도 짧고 질문도 어렵지 않지만 이 자료가 최종면접 단계에서 중요하게 쓰이기 때문에 성의 있게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이문호 연합뉴스 전 편집국장이 쓰신 <뉴스에이전시란 무엇인가>와 연합뉴스 선배기자들이 쓴 <뉴스에도 원산지가 있다>를 미리 읽어 통신사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한편, 3차 전형을 준비할 시간도 얼마 주지 않고 바로 이틀간 연이어 기사작성 및 토론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기사는 ▲사건사고 스트레이트 기사 ▲경제 분야 통계자료 분석기사 ▲인터뷰 기사를 쓰게 됩니다. 시간도 짧고 자료도 어렵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경찰청과 통계청 등의 기관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며 자료 해석하고 기사 구성하는 연습을 하고, 연합뉴스 사이트에서 스트레이트 및 인터뷰 기사들의 형식을 익히려 애썼던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토론 시험의 경우, 주제는 제비뽑기로 결정되는데 충분히 예측 가능한 토론 주제가 제시되며 찬반 입장을 선택해서 토론에 임하게 됩니다. 입사 후 채점관이셨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토론 시험은 말을 얼마나 유창하게 하는지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내 주장을 합당한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듣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 토론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게 유리한지 적게 하는 게 유리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존재감 없이 토론에 임하기보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최종면접
면접은 사장을 비롯한 임원 3분이 배석한 가운데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진행됐습니다.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가 ▲기자가 되기 위해 그동안 뭘 했나 이 세 가지와 더불어 ▲통신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는지 평가하는 자리였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받은 질문은 ▲인턴기자를 했다고 했는데 뭘 했고 뭘 배우고 느꼈나 ▲학보사 기자를 했는데 `해설보도부‘에서 무슨 일, 역할을 했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안을 `해설보도’ 하고 싶은가 + 그 사안에 대한 본인의 견해 ▲체력이 강하다고 했는데 말로 증명해보라 ▲세종문화회관 활동은 무슨 일을 한 건가 등이었습니다. 모두 자소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들이었습니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무슨 일을 했고 무슨 일도 했다”는 식으로 나열해서 설명하기보다 “그 일에서 배운 게 뭔지”를 진솔하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을 했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니라, 단 한 가지 경험을 했더라도 거기서 의미 있는 걸 배웠다면 더 높이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턴 당시 선배기자를 보며 느꼈던 생각, 어떠한 기자가 되고 싶다는 다짐 등을 면접 자리에서 솔직하고 꾸밈없이 말해서 입사시험의 마지막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마치며...
기자로 첫 발을 뗀 지 겨우 다섯 달 남짓 지났습니다. 그 유명하고도 악명 높은 `경찰 수습‘ 생활을 무사히 마친 지금, 저는 단순한 기자의 매력이 아닌 `통신사 기자’로서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신문 혹은 방송사와 달리 마감이 없는 통신사는 업무 강도가 상당하지만, 다른 매체에 있다면 해볼 수 없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보도한 내용이 여러 신문. 방송매체에 전재돼 기사의 파급력이 엄청나게 커지기도 하고, 현장에서 날린 `1보‘ 기사로 세상에 어떤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릴 수도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으로서 우리나라 소식들을 우리 시각으로 외국에 알릴 뿐더러, 세계 각국에 특파원으로 나가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입사 후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수험생 시절에 ▲내게 맞는 매체는 어딜까 ▲어느 회사에 가고 싶은가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할 기회도, 이런 조언을 해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입사하고 보니 기자가 되는 것 못지않게 자기에게 맞는 매체에서 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여러분들 모두 이런 고민을 충분히 해 본 뒤에,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바로 그 언론사에서 기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안서현(SBS )
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문득 “기자가 되어야겠다.”는 소망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어릴 적부터 제 꿈은 기자, 특히 ‘방송기자’였습니다. 그만큼 절실했고, 그만큼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방송기자라는 꿈에 초점을 맞춰 살아왔습니다. 대학과 학과 선택도, 동아리와 인턴 생활도 제 오랜 꿈을 따로 떼어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학 중에 본 언론사 시험에서 보기 좋게 낙방했고, 우연한 기회에 일반 대기업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꿈을 잃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비법이나, 정해진 교재가 없었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서 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제가 노력한 시간들이 정답은 아니지만,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대화하기
언론사 시험은 ‘쓰기와 말하기’ 시험입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주제에 맞는 글을 써내고, 면접관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많이 읽고 써보는 것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저는 신문을 가장 중요한 교재로 활용했습니다. 종합일간지를 하나 정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공들여 읽었습니다. 스크랩은 따로 하지 않고, 3~4시간 정도 신문을 읽은 뒤 중요한 부분은 노트에 적어 정리했습니다. 시사와 상식, 논술 글감, 작문에 써먹을 수 있는 다양한 표현과 사례들이 신문 안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신문은 훌륭한 한국어 시험 교재도 됩니다. 스터디도 중요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스터디 모임을 가졌는데, 사람들과 정해진 시간 내에 논술과 작문을 써보는 훈련을 한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서로의 글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와 첨삭도 꼭 필요합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마친 뒤에는 해당 주제로 스터디 구성원들과 직접 토론을 하며 말하는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② 실제로 경험하기
저는 대학 시절 학교 영상제작센터 보도부에서 1학년 때부터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아직 방송기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엔 이른 시기였지만,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상을 찍어 뉴스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선배들로부터 오디오 교육을 받아 남들보다 빨리 방송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남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말하는 기회를 많이 갖기 위해 학교 홍보대사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졸업을 1년 앞두곤 보다 본격적인 실무 경험을 쌓고 싶어 동아일보에서 대학생 인턴기자로 일했습니다. 기본적인 기사작성과 취재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기자란 직업을 바로 앞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턴은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기자란 직업과 내가 정말로 맞는지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③ 맞춤 공략하기
SBS와 저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 언론사 시험을 본 곳도, 처음 낙방의 아픔을 겪게 한 곳도, 그리고 처음 기자라는 꿈을 이루게 해준 곳도 모두 SBS이기 때문입니다. 유독 ‘처음’이란 말과 인연이 많아서인지, 저는 의도하지 않게 SBS 맞춤형 공부를 많이 했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맞춤형 공부란 거창한 게 아니라, 자기가 가고 싶은 언론사를 마음속에 두고 공부를 한단 뜻입니다. 해당 언론사의 뉴스나 신문을 보고, 비판도 해보고, 좋은 점도 찾고, 기사 쓰는 유형도 살펴봅니다. 특히 제 경우엔 SBS 시험을 앞두고, 8뉴스뿐만 아니라 뉴스추적 같은 SBS의 다른 보도프로그램들도 챙겨 봤습니다. 오디오 연습을 할 때도 SBS 기사를 가지고 했기 때문에 해당 언론사의 기사 구성이나 표현과 친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언론사 맞춤형 공부는 면접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면접자가 해당 언론사에 대해 평소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④ 진심을 담기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서류전형부터 글쓰기, 합숙, 면접으로 이어지는 언론사 전체 전형과정에서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말이기도 합니다. 서류전형의 당락은 자기소개서가 좌우합니다. 훌륭한 자기소개서는 솔직한, 진심이 담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왔는지를 진실하게 적어냈습니다. 합숙이나 면접에서도 거짓말이나 가식적인 모습은 쉽게 들통 납니다. 면접관들은 이미 베테랑 ‘기자’들 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면접관들은 ‘뛰어난 사람’ 보다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합니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란 위선적이기 보단 진실하고 솔직한 사람일 것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기자가 하고 싶은지를 온 마음을 다해 보여주기 바랍니다.
지난 해 9월 5일은 제 생애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제 평생의 꿈이 이뤄진 날이기 때문입니다. 1년 전 저는 잠시 다른 일을 하며 ‘기자가 아니면 안 되겠다’란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내 그곳을 나왔습니다. 또 다시 그런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저는 같은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엔 힘든 시기였고, 동시에 지금의 저를 다잡아주고 격려해주는 시간들이기도 합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분의 시간들도 후회 없이, 소중하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직장인의 기자 준비-문학소녀 증권기자 되기
서유진(매일경제)
문학소녀, 김수영과 나쓰메 소세키를 즐겨 읽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유가증권시장 공시와 엑셀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요. 2006년부터 2008년 여름까지 저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획팀에 있었습니다. 거기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을 분석하는 일을 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기자입니다. 제목처럼 위의 두 가지 사항에 모두 해당하는 것이 제 이력입니다. 남들 다 하는 기자 스터디도 못 했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6~8월, 3개월만 반짝 준비를 하고 매일경제에 입사했습니다. 합격 발표 이틀 전에도, 저는 일본 반도체 업체의 실적보고서를 쓰고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네이버에서 보이는 다른 기자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쓰면 이것보다 더 잘 쓸 수 있어, 기자가 되고 싶어' 라고 맘속으로 되뇌는 분들, 박완서의 소설에 감동받고 박민규의 소설에 깔깔거리며 글쓰기라면 지지 않아! 라고 외치는 모든 문학소녀 기자 지망생들에게 제가 입사해서 기자가 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준비과정을 시간 순으로 말씀 드릴게요. 6월
1. 인터넷 사이트 챙기기 다음에 보면 언론인 지망생들을 위한 ‘아랑 카페’가 있습니다. 저는 주로 신문사들 채용 공고를 보는데 활용했습니다. 소문의 반은 맞고 반은 버리고 알아서 새겨들어야 합니다. 어디가 돈을 많이 받는다더라, 혹은 이번에는 뽑느니 안 뽑느니...그것에 너무 연연하면 좋지 않아요. 고민 상담 글 같은 거는 나중에 기자되고 보셔도 되니까 인터넷 서핑에 너무 많은 시간은 들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타임머신을 탄 듯한 현상 일어납니다. 잠깐 한 것 같은데 뭐 한지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거죠.
2. 추천 도서 읽으며 워밍업
-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안수찬) 다른 분들도 적극 추천하시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초심이 흔들릴 때 읽으면 마음을 다잡기에 좋아요. 저는 책을 못살게 굽니다. 무겁게 들고 안 다니고 페이지별로 분해했어요. 그리고 한 과정 한 과정 통과할 때마다 그 장은 집에 두고 아직 통과하지 못한 장은 가지고 다니며 틈마다 읽었어요. - 언론사 합격의 모든 것(이재철 외) 중앙일보 합격하신 선배와 몇 분들이 공동 집필한 논술 문제 모범답안을 쓴 책이 있어요. 그대로 쓰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논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면 좋습니다. 저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사지는 않고 영풍문고 구석에 앉아서 괜찮은 것들은 필사를 해봤어요. 시간을 봐가면서요. 문학에는 관심 많지만 사고를 전개하는 힘이 약한 분에게 좋습니다. 어떤 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니까 다른 언론사 기출 문제들 봐두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 고등학교, 대학입시용 논술책들/ 명언집이나 시집
우습게 보면 안되는게 최신시사 이슈를 제외하고 항상 등장하는 주제들, 예를 들어 사형제 찬반논쟁이나 정치, 경제, 철학, 사회, 교육 등 주제들이 의외로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같은 곳에서 찾으면 쉽게 몇 권 발견하실 거예요. 1800자 내외로 쓰는 연습에도 좋구요. 명언집, 시집의 경우는 문장의 앞뒤에서 혹은 중요한 순간에 내밀기 위한 예비용 조커죠. 면접 때도 적극 활용하시구요. 시나 명언의 특징은 짧고 강렬하다는 겁니다. 압축적으로 쓰이고 널리 사랑받는다는 장점이 있죠. 단 너무 남발하면 오히려 식상할 수 있으니 사용에는 주의를 요합니다. 가급적 남들이 많이 쓰는 cliche 말고 독특하면서 기억에 남을 한 마디를 준비하세요. 저는 ‘가족이 희망’이라는 기사를 쓰면서 “가족은 하늘이 주신 꽃밭”이라는 최인호 소설가의 말을 인용해서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전달했습니다. 3. 신문을 생활 속으로 제가 언론고시를 준비한 방식은 모든 생활을 신문과 연관시킨 것이었습니다. 기획팀에서 아침에 하는 업무가 23개 언론사에서 나온 기사들 중에 반도체나 IT 기업의 기사를 스크랩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경, 중앙, 조선을 읽고 외신들도 봤습니다. 나중에 보니 우리 회사가 파이낸셜 타임즈와 니혼게이자이와 제휴가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담당한 일본 업체들 때문에 니혼게이자이 같은 신문을 봐야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증권부에 갈 거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쉬운 기사부터 읽었습니다. 사회면, 정치면, 경제면...처음엔 쓴 약(藥) 같던 기사들이 어느 순간엔가 무척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독도 문제도 일본이 독도에 야심을 품는 것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그 곳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라는 선배의 기사를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너무 이념적으로만 접근했구나 하고 반성도 해 봤고요. 영자 신문도 하루에 기사 하나 정도는 밥 먹듯이 보시길요. 보다가 잘 모르겠으면 연합 뉴스 같은 데 나온 번역본을 대조해서 그 기사를 숙지하길 바랍니다. 나중에 영어 시험에 요긴히 쓰입니다.
------------------------------------------------------------------------ 7월~8월 언론사에 맞는 시험 준비(매일경제 기준) 1. 서류와 자기 소개서 준비 일단 창피하더라도 남에게 보여 봐야 합니다. 스터디의 경우 친구들끼리 봐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아버지께서 봐주셨어요. 물론 문장은 제가 고친다는 조건 하에서. 특히 어른들에게 보여 드리라 하고 싶네요. 어린 사람들과 부모님 뻘 되시는 분이 읽으시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어요. 심사위원은 저희보다 나이가 있으신 분이니...우리는 알고 쓰는 단어도 의외로 모르실 수도 있죠.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그렇습니다. 자격증, 이력, 경력사항은 반드시 많이 넣으세요. 저는 토익은 930점이었고 HSK, 일본어 능력시험, 중국어 번역자격증, 한자능력시험, KBS 한국어 능력시험, 중국어 말하기 대회 수상경력 등을 첨부했습니다.
기자가 되기 위해 스펙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에 저는 "스펙만으로 온 사람은 분명 고생하겠지만 시험에 붙기 위해서는 자격증은 결코 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자격증은 말 그대로 그 사람의 노력과 결과물을 인정한다는 표시거든요. 성실함은 기자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입니다. 자신의 성취물을 보여주는 건데 좀 자랑해도 괜찮아요. 나중에 면접 볼 때도 면접위원들이 그 사람의 자격증을 토대로 이것저것 물어볼 거리도 생기구요. 그렇다고 자격증이 안 따진다고 해서 거기에만 매달리는 건 안 되고요.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게 살아온 동안의 경험입니다. 기자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너 이거 해봤어?"라는 질문이예요. 자기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이력이라도 특이하게 유심히 보실 수 있으니까요. 저는 중문과를 나와서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많이 참가하고 교환학생 가서 통역 업무 같은 것 많이 했어요. 시험 성적보다도 통역관에서 중국인들과 말하고 싱가폴 친구들을 사귀고 중국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이런 게 훨씬 생생한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다닐 때는 일본 출장 가서 일본 사람들과 같이 드라마나 하이쿠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그런 삶의 발자취를 보여주면 됩니다. 대학 때는 팬플룻 동아리였고요. 동아리 공연 하려고 스폰서 구하느라 신촌 바닥에 있는 호프집들 안 가본 데 없어요. 일일이 발품팔고 우리 공연에 만 원이라도 보태주세요 하면서 부탁하고...그런 일들 기자되면 많이 해야 되요. 멘트 하나 따려고 정말 동냥을 다녀야하는데 그럴 때 몸을 사리면 안 되니까요.
저희 동기들도 각자 색이 뚜렷해요. 특이하게 환경공학과를 나와서 나중에 환경전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 야구부에서 꾸준히 활동해서 인생을 야구에 비유하기도 하고, 아이팟 마니아도 있고요. 나중에 다 도움이 됩니다. 자기의 이미지를 쌓는데 도움이 되는 항목들은 자기 소개서에도 반드시 녹이시길 바랍니다. 2. 필기 준비 서류전형에 합격하고서 필기시험까지는 사실 시간이 얼마 안 될 거예요. 인터넷 상에서 서류 전송 버튼을 클릭한 그 순간부터는 필기시험에 돌입한다고 보면 됩니다. - 글은 손으로 쓰고. 마법 노트 만들자
필기시험을 앞두고 자기에게 맞는 펜을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서 시험 보는 것처럼 직접 손으로 써보는 거예요. 손으로 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시험 볼 때 손으로 쓰니까 그렇고요. 요즘은 컴퓨터 글쓰기가 많으니 드래그 해서 카피앤 페이스트 기법으로 문장을 이리저리 가볍게 짜맞춰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러면 절대 자기 것이 안 된다는 사실. 커서 만 있는 화면 앞에서, 아무 것도 쓰이지 않은 백지 상태에서도 나오는 글이 진짜예요. 제가 펜만 10개는 넘게 썼어요. 시간은 시험 보는 그 시간에 맞춰서 해보는 게 좋아요. 시간이 촉박합니다.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손끝에서 흘러나오지 않으면 무용지물. 대부분 시험은 오전 9시~12시 사이에 이뤄지니까 주말에 그 시간에 저는 되도록 조용한 곳에서 모의시험을 치는 것처럼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썼던 글이나 용어들을 모아 반드시 ‘마법 노트’를 만드세요. 저는 카드형 메모장을 이용했습니다. 윗부분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 있어서 카드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노트요. 시험장에도 가져가고 회사에서 오고가는 길에 틈틈이 봤습니다. 신문기사도 복사해서 오려 붙이고요.
- 국어/작문 국어 시험은 상식시험과 병행되었는데 간단한 주관식이 나왔어요. 이 때 문학소녀로서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5개 문제 중에 답이 중국 소설의 아버지, ‘노신’이 있었거든요. 경제신문 시험에서 누가 이런 답을 상상이나 했겠어요. 나중에 보니 답을 못 쓴 친구들도 제법 되더라고요. 영역을 한계 짓지 않는 폭넓은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한자 공부도 많이 하세요. 우리말로 쉽게 쓰는 연습은 필요하지만 한자공부를 하면 복합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한자의 독음을 쓰라는 문제도 출제됩니다.
몇 개의 키워드를 주고 이에 연상되는 단어를 써라 같은 것도 있고 짧은 기사를 써보는 연습도 있었죠. 기사를 쓰든 논술을 쓰든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개 있어요. 우선 문장에서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2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처리하세요. 제가 욕심도 많고 문학소녀 기질이 농후해서 모든 문장에 다 힘을 줘서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문장이 산뜻한 수채화가 아니라 텁텁한 유화처럼 되어 버리는 거예요. 지금도 어깨에 힘을 빼고 쓴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씁니다. 기사 쓰기에서 어려운 건 길게 쓰는 게 아니라 짧게 간결하게 쓰는 글이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리드가 중요합니다. 첫 문장~3번째 문장 내에 하고 싶은 말이 다 나와 줘야 해요. 기사를 줄일 때 뒤에서부터 쳐내거든요. 평소에도 두괄식을 생활화하세요.
앞 문장을 인용문으로 쓰는 것은 그만두세요. 특히 인터뷰 기사 같은 데서 범하기 쉬운 실수인데 마치 성형미인 같은 인상을 줍니다. 또 요새 유행하는 글쓰기 기법인데 #장면1, #장면2 같은 스킬은 배우지 않는 게 좋아요. ‘자기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는 증거’라고 어느 선배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문장을 쓸 때 주어와 술어가 엉켜 있는 복문은 금물이예요. 가능한 쉽게 풀어서 쓰세요. 또 “기자가 물으니~라고 답했다” 같이 자기가 기자인 게 너무 티가 나는 표현은 좋지 않습니다. 글 읽는 맛을 깨거든요.
디테일에 충실하라는 것도 당부 드립니다. 글은 손에 잡히게 생생하게 써야 해요. 희귀병에 걸린 아이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아이의 집이 경남에 있고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이라면 주완이는 하루 6시간씩 기차를 갈아타고 버스를 타고 병원에 온다, 아이의 팔뚝에는 푸르게 멍이 든 주사바늘 자국이 수도 없다고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신문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숫자로 말하기를 권하고 싶네요. 상황 파악이 힘든 것도 숫자로 표현하면 명료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부에서도 숫자는 유용하게 쓰여요. 10년만에 회사 8배로 키운 사장의 감동 스토리, 불황에도 1250% 보너스 받은 심팩의 노사비결...같이 제가 쓴 기사에도 숫자가 빈번히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스터디를 참여하지 못했고 언론인 학교도 다니지 못해서 인터넷 강좌를 들었습니다. 한겨레 논술 작문 과정이었는데 불안한 마음이 어느 정도 가시더군요. 현직 기자로 계신 선배에게 글 2편도 첨삭을 받고요. 많은 이야기를 드렸지만 기자로서의 글쓰기는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이것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 영어 해석, 영작
영어 시험은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어요. 영어시험 같은 경우에 왕도는 없습니다. 다만 어려운 단어로 끙끙대지 말고 기본적인 동사, get, have, 등만으로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해내면 되요. 초등학교 영어라고 생각될지언정 의미를 모르겠는 문장보다는 백 배 낫거든요. 내가 읽어서 이해가 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3. 면접시험 ‘당당하면서 겸손하게’를 기억하세요. 떨리는 분들은 손바닥에 사람인 자 3개를 쓰고 삼킨 후에 문에 노크를 하세요. 복식호흡을 하면서 용기를 돋우어 보세요.
면접 위원들을 대할 때 다시는 안 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10분이라도 함께 하는 이것도 인연이다, 생각하시고 같이 있는 동안 즐겁게 해드릴 수 있으면 최고죠. 떨지 않고 상황을 느긋이 즐기는 거예요. 분위기를 타세요. 고얀 놈이라고 하시겠지만 저는 면접관들 넥타이도 보고 머리 모양도 보고 이러면서 긴장을 풀었어요. 대답할 때 천천히 여유 있게 하세요. 급해서 시간에 쫓기는 듯한 태도, 변명하는 듯 소심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또박또박 약간 느린 듯 말하고 표정은 밝게 하세요. 질문자를 공격하지 마세요. 가끔 일부러 면접자를 도발시키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발끈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되 상대방도 인정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면접도 일반 회사랑 크게 다르지 않아요.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아우라를 발산하는 사람, 무엇이나 해도 성공할 것 같은 사람이 뽑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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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들을 성실하게 이행하신다면 이미 기자가 되어 계실 거예요. 그리고 꼭 건강을 챙기세요. 기자라는 단어는 말씀 언(言) 변에 몸 기(己) 자로 되어 있죠? 몸으로 말하는 사람이 기자거든요.
영어로 기자는 journalist, 이 저널이란 단어에는 항해일지라는 뜻도 있습니다. 모두 푸른 물결에 몸을 싣고 항해하실 준비가 되셨나요? 여기 계신 분들께서 "그 때 말씀 잘 들었어요. 다시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하는 연락 주시길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기자’입니다.
강지원(한국일보)
[이름표]
지난해 3월 말 새로운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한국일보 기자라는 이름표를 달기까지 6개월남짓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 언론고시를 접한 건 아나운서 준비를 하고 있던 친구를 따라 MBC시험을 봤을 때부터 입니다. 졸업이 다가오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뭐든 해보고 되는 데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무작정 MBC시험을 보러 갔었습니다. 언론사 시험이 보통 영어능력, 글쓰기를 요한다는 사실이 어문학을 전공한 제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일반 기업체에 가려면 각종 자격증, 인ㆍ적성검사 등등 너무 준비해야 할 게 많은데 비해 언론사는 글 잘 쓰면 갈 수 있을 거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MBC를 보기 좋게 떨어졌는데도 갑자기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아 처음이니깐 그렇구나. 공부를 좀 하면 될 거 같은데.”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게 첫 시작이었습니다. 기자가 어떤 직업인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참 무모했고, 용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 뒤 언론사 시험을 본격적으로 봐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생각보다 공채가 없었습니다. 9월이 지나고 나니 거의 모든 언론사가 이미 서류접수가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OBS, 중앙M&B 등 일부 언론사에 도전을 했었지만 낙방했습니다. 1월에 한국일보 공채소식이 학교 취업 홈페이지에 떴고 다소 특이하게 학교추천서를 통해 모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서울지역 일부 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약력 등을 받은 후 1차를 거르고 2차는 논술, 3차는 면접으로 다소 간소한 형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3월 최종합격 했습니다.
입사 후 타사 동기들을 만나면서 들어보니 제 언론고시 기간은 많이 짧은 편이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스터디경험, 시험전략보다는 제 짧은 경험들을 위주로 기자지망생 여러분께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자기소개서 쓰기]
첫 관문은 자기소개서 쓰기 입니다. 솔직하게 써야 하고 작은 경험이라도 잘 포장해서 재미있게 써야 하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읽는 사람을 충분히 배려하라는 겁니다. 자기소개서는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나’란 상품을 파는 것입니다. ‘이 학생을 뽑으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을 맨 처음 일으켜야 하고 ‘이 학생을 뽑았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저는 학보사, 인턴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특별한 취미도 재주도 없습니다. 원래부터 ‘기자’를 꿈꾼 사람도 아닙니다. 이쯤 되면 반응이 두개에요. “얘 뭐야” 혹은 “근데 왜 기자를 하겠다는 거야” 충분히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게 된 거죠.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그 후에 장점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이 때부터는 포장 능력이죠. 특히 남들이 가질 수 없었던 경험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인구가 적은 도시에서 태어나서 자란 경험, 여고를 지망하지 않고 남녀공학을 우긴 이유 등등 다른 사람들이 없을 법한 각종 경험을 언론사가 던지는 물음에 충실히 대답했습니다. 우수한 비유능력보다는 사소한 경험이라도 가장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술시험]
한국일보 논술시험은 두 가지로 나뉘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관련된 주제에 대한 ‘논술’이고 두 번째는 영어기사를 읽고 나만의 기사로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시험을 칠 때는 한참 티베트독립 유혈사태가 굉장한 이슈였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주제가 나왔습니다. 보통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대부분은 개괄적인 정보는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라든지 배경에 관해서 전문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평소 사회현상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이나 입장정리는 필요합니다. 그 배경이 논술에 큰 힘이 되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다행인지 시험 당일 아침 한국일보 신문을 꼼꼼히 읽고 갔던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일보 사설과 기사에 티베트사태 관련 기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시험 당일 아침 강병태논설위원이쓴칼럼을읽고도움을많이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강 논설위원의 글들 중 일부는 굉장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쓰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당시만 해도 옳고 그름, 이쪽 아니면 저쪽, 찬성 아니면 반대 이런 식으로 항상 입장을 정해서 글쓰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강 논설위원의 글은 우선 배경부터 시작해서 다소 전체적인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 티베트시위를 놓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의 가혹한 공산통치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게 서구사회가 만들어 놓은 ‘신성한’ 티베트의 이미지에 대한 옹호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글쓰기 전에 우선 전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남보다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논술에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기사 쓰기 입니다. ‘기사를 써라’라고 하는 것은 우선 기본적으로 육하원칙에 맞춰 써야 합니다. 그리고 리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을 볼 때 제목을 가장 많이 훑어봅니다. 그렇듯 심사위원도 기사의 첫 문장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올 것입니다.
사실 저는 기사작성을 해 본 경험이 별로 없었습니다. 6개월 준비기간 중 내가 스스로 발로 뛰어서 기사를 쓴 적은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대신 기사형식, 기사체를 익히기 위해 기존 기사들을 베껴서 써보았습니다. 기사작성은 우선 누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닌 제한된 정보를 얼마나 알차게 전달하느냐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
한국일보 면접시간은 개별 지망생마다 짧게는 5분에서 30분까지 매우 다양했습니다. 저는 약 20분 가량 면접을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편집국장, 부사장, 논설위원, 주필 등이 참석했습니다. 출신지역 소개에서부터 한국일보 개편방향, 미디어산업의 전망, 장기자랑은 기본이고 정말 예측불허의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합격 후 심사위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면접을 통해 ‘싹수’를 본다고 합니다. 사실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를 보면 기발한 대답보다는 질문에 답하는 태도나 생각을 이끌어내려는 노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제가 자랐던 ‘진주’라는 지역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 살았다고 잘 아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인구, 관광지역, 특산물 등만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실제 진주 사람들이 관광지나 특산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진주에서 가장 핫(Hot)한 플레이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게 합격의 영향을 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대답 중 하나였습니다. 조금 더 색다르게 생각하고, 솔직하게 스스로를 드러내고, 열심히 면접에 응한다면 무난하게 합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내기 기자의 한 마디]
이제까지 제가 거쳤던 시험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기자가 된 후 느꼈던 점입니다. 사실 학보사나 인턴, 기자에 대한 오랜 꿈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은 입사 후 분명 좀 더 친숙하게 기자생활을 하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간혹 너무 큰 꿈에 부풀어 그만두는 이들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만. 하지만 대부분은 적응력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 같이 준비를 많이 못했고, 기자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입사를 하는 경우에 각오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선 ‘사회와 충돌하기’ 입니다. 견습생활 3일째, 새벽2시영등포경찰서를가는길에“이 시간에 왜 내가 생전 가보지도 못한 영등포 경찰서를 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질문은 사실 제가 견습생활을 하는데 굉장한 걸림돌이었습니다. 이미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방어태세를 갖추게 만든 그 생각 하나로 모든 일을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입사 전에 어떻게 하면 언론사에 취직할 것이 아닌 왜 기자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먼저 답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어렵다는 언론고시도 힘든 견습생활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학보사나 인턴경험 심지어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데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새내기 기자다 보니 새로운 경험들이 정말 많고 잘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사실 기사 한 줄 쓰는 것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고, 누가 친절하게 설명 좀 해줬으면 하는 심정이 듭니다. 하지만 오롯이 혼자 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선배들이 가르쳐주고 도와주지만 글을 쓰는 몫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것, 잘 몰랐던 세계에 대해 당당해져야 합니다. 선배가 주눅이 든 제게 그런 얘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너한테 전문가수준의 지식을 원하는 게 아니라 딱 너 수준, 일반적인 독자에게 너가 가장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라는 말을 던져줬습니다. 기자는 열심히 발로 뛰고 전문가에게 묻고 공부해서 정말 진실한 정보를 전달해줘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하면 저는 ‘기자’라는 이름표를 달기 위해 애썼지 ‘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는 미처 못했습니다. 이름표를 달고 보니 진정한 기자는 이름표가 수백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직업, 성별, 고향 그 어느 것 하나에 구애 받지않고 다양한 사람들 틈 속에서 늘 깨어있는 사람이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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