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려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1991년부터 개최해온 취업 정보 워크숍입니다.
매년 하반기에 무료로 열리며, 언론사 간부 및 젊은 기자들이 기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언론사 취업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2008 기자가 되는 길 (2부 원고 일부)
작성일2008-05-21
조회수10202
지난 5월 1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언론사 취업 워크숍 '2008 기자가 되는 길' 중 제2부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에서 발표된 내용을 올립니다.
동아일보 박선희 기자, 서울신문 김민희기자, KBS 윤지연 기자, 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서울경제신문 김승연 기자 등 5명이 연사로 참가했습니다.
박선희 기자의 글은 이곳에 바로 올리니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기속성 편법으로 준비한 기자 시험
박선희(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기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로 준비하던 시험이 있어서 기출 문제도 뽑아두고, 유명 강사도 파악해두고, 본격적인 수험공부만 남아있던 때였습니다. 아무래도 기자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이 왜 그리도 절실히 들던지요. 그 날 아침 저는 오랜 고민을 떨쳐버리고 집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게 작년 1월 1일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기자가 되기 위해 눈물겨운 ‘급 준비’에 돌입 했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건 ‘정도’라기보다는 ‘단기속성 편법’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편법을 터득하는 것 역시 왕도가 없는 언론사 입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도 듭니다.
① 신문 스크랩만으로 시사 상식, 토론 준비까지 끝낼 수 있습니다.
저는 스터디 구성원들과 각자 담당할 신문을 하나씩 정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맡은 신문을 최대한 꼼꼼히 읽습니다. 주요 이슈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꼭 알아 둬야할 용어나 트랜드를 중심으로 신문 내용을 A4 한두 장 정도 분량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때 모르는 시사용어는 전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땐 찾아봐야할 것들이 많아서 조간 하나를 다 보는데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3 개월 이상 꾸준히 했더니 2시간 내외로 시간이 단축 됐습니다. 스터디 모임 땐 각자 정리해온 며칠 분량의 신문 내용을 복사해서 제공해주고 자기가 맡은 신문의 주요 기사를 짧게 브리핑 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각 신문에서 같은 이슈를 어떻게 다뤘는지 비교 분석하기 쉽습니다. 혼자 봤을 때 간과하기 쉬운 주제들을 다른 사람의 스크랩을 보며 보완할 수도 있습니다. 또 서로가 준비해 간 스크랩을 보며 질문도 하고 의견도 교환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 연습도 겸할 수 있습니다.
② 논술, 작문은 완성도 높은 완결된 글을 많이 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제가 이용했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사회과학, 역사서, 문학서적 등을 적어도 3권 이상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을 읽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단,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인상적인 구절이 나오면 반드시 노트 한권에 모두 베껴 놓았습니다. 기록할 때는 책 제목, 페이지를 쓴 후에 인용 구절을 썼습니다. 이 노트는 수시로 읽어서 언제라도 머릿속에서 바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야 논술, 작문을 할 때 손쉽게 인용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논술과 작문을 준비할 때는 스터디 원들끼리 최근 이슈가 되는 사안 중 하나를 정해서 다음 번 모임 때까지 완성된 글을 써오도록 했습니다. 특히 작문의 경우 일주일에 두 편씩이라도 꾸준히 혼(?)을 담아 쓰다보면, 어떤 주제의 문제가 나와도 비슷하게 써먹을 수 있는 자기만의 백업작품들이 생기게 됩니다. 써온 글은 스터디 원끼리 돌아가면서 첨삭해 줍니다. 모두 아마추어들이므로, 첨삭 자체에 연연하기 보다는 글을 공들여 쓰는 연습을 하는 게 더 의미 있습니다.
③ 학보사, 방송국, 언론사 인턴 경험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학보사나 학교 방송국 등에서 활동한 경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기사 쓰기 등 실무적인 부분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자의 삶이 어떤 지도 무척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언론사 인턴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리하게 인턴을 할 필요는 없지만 인턴 제도가 잘 정착된 곳에서 인턴 경험을 가지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졸업을 앞둔 마지막 여름 방학에 동아일보에서 한달 동안 대학생 인턴 기자를 했습니다. 공채를 준비할 시기이지 인턴하고 있을 시기가 아니란 견해도 있었지만 제겐 인턴경험이 책상머리 공부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됐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실무 평가를 통해 기본적인 취재능력, 기사 쓰기 능력을 평가합니다. 만약 대학시절 학내 동아리 등에서 관련 경험이 없다면 언론사 인턴 경험을 통해 취약한 점을 보완하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동아일보 전형을 치르다보니 인턴 경험이 없었다면 르포기사, 경제기사, 국제 기사 등 다양한 종류의 기사를 써야 하는 실무 평가가 무척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미리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의 문화를 파악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④ 훌륭한 조언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주변에 조언을 구할만한 기자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중에 언론 고시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으니까요. 눈여겨 볼만한 책들은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겐 안수찬 기자의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와 송상근 선배의 ‘언론사 입사 전략서’ 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교육비가 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입사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각종 아카데미나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요즘은 다양한 곳에서 언론사 입사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강의를 개설합니다. 이런 강의들이 입사의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혼자 요령을 터득할 때 걸리는 시간을 반으로 줄여주는 건 분명합니다.
⑤ 기타 참고 사항
저는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시험을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순 암기가 싫어서 상식 공부나 한국어 능력시험 공부는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평소에 글 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독서와 논문, 작문 연습에 치중했습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어 능력 시험 점수가 필요 없고, 상식 시험을 보지 않으며, 논술작문 비중이 높은 언론사’를 집중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또 방송보다는 신문기자에 적을 두었습니다. ‘언론사’ 라고 통칭하면 하나지만 각 회사마다 원하는 조건과 비중을 두는 부분이 차이가 납니다. 시간이 부족한데 각 회사에서 원하는 요건을 무조건 다 완벽하게 준비하기 보다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의 방법을 쓰는 것도 요령입니다. 토익은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꾸준히 시험만 봤습니다. 지원자격(대부분 830~860점)만 넘긴다면 당락에 거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영어 공부나 토익 점수에 올 인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토익 공부는 별도로 하지 않고 영어 듣기나, 외신 번역을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투자해서 했습니다. 면접의 경우는 예상 질문과 답변을 가능한 많이 작성한 후 동생 앞에서 모의 면접 연습을 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말하는 태도, 습관을 객관적으로 지적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됩니다.
기자가 되기 전, 저는 기자 외의 모든 일들이 시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자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며 이 일이 아니면 죽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야말로 열병이었죠. 여러분도 그때의 저와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내가 기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과 막막함에 사로잡힐 때 마다 저는 ‘숨은 시간’ 이란 말을 떠올렸습니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전까지 누구에게나 자기를 연마하고 개발하는 준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열심히 준비하다보면 기자로 당당히 내 이름을 드러낼 때가 오리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정말 그렇게 되더군요. 각고의 ‘숨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여러분도 준비된 기자로 우뚝 서기 위해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면서 보내셨으면 합니다.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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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아일보 사회부 수습교육을 마친 후 현재 문화부 기자(2007년 10월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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