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려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1991년부터 개최해온 취업 정보 워크숍입니다.
매년 하반기에 무료로 열리며, 언론사 간부 및 젊은 기자들이 기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언론사 취업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2006 기자가 되는 길 (1부 원고 일부)
작성일2006-05-16
조회수6516
우리는 이런 인재를 원한다 1
민병관(중앙일보 경제에디터)
1.중앙일보를 소개드립니다
가)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중앙일보는 1965년 9월 창립됐습니다. 지난해 40주년을 맞았습니다. 91년 신문을 컴퓨터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가동했습니다. 94년 전문기자제와 섹션신문을 도입했습니다. 95년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하면서 그 직후 한글 제호와 가로쓰기를 전면 실시했습니다. 같은 해 아시아 최초로 인터넷 전자신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99년 Q채널을 인수해 중앙방송을 출범했습니다. 현재는 히스토리, J골프 등 3개 채널이 있습니다. 2000년 IHT(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와 제휴해 영어신문을 창간했습니다. 2001년 가판을 폐지했습니다. 2004년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중앙을 출범했습니다.
나)종합미디어그룹을 지향합니다
모태인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영어신문,스포츠신문,시사지(월간중앙,이코노미스트,뉴스위크,포브스코리아),잡지(여성중앙,쎄씨,레몬트리,코스모폴리탄 등),출판(랜덤하우스 중앙),방송,인터넷(조인스닷컴 등)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세상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입장에선 ‘원소스 멀티 유즈’를 구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신문 기자가 신문에만 글을 쓰지 않고 이미 마이크를 잡고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습니다.또 블로그를 운영하고 조인스닷컴에 글을 올리는 활동도 뜨겁습니다. 이런 일들이 점점 더 많이 신나게 펼쳐질 것입니다.
다)기자 인력이 일간지 중 가장 많습니다
현재 중앙일보에만 약 340명의 기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여기자가 47명입니다. 앞으로 여기자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라)편집국은 편집국장-에디터-데스크-기자 체제로 일합니다
에디터(부국장)는 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스포츠 등 부문별로 지면 제작을 책임집니다. 에디터 밑에는 데스크(부장)가 있습니다. 경제 부문에는 경제,산업데스크가 있습니다. 사회 부문에는 정책사회,사건사회,내셔널 데스크가 있습니다. 기자의 하루는 기자마다 엄청 다릅니다. 한 부서안에서 출입처만 바뀌어도 회사를 옮기는 것과 비슷한 충격과 변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만큼 역동적입니다.
2.기자 채용에 관하여
가)선배가 후배를 뽑습니다
신입기자 공채와 경력기자 채용을 함께 해왔습니다. 보통 한 해에 5~10명을 뽑습니다. 전형은 선배 기자들이 합니다. 경영지원실의 인사팀은 말 그대로 지원만 합니다. 실제 문제를 내고 채점을 하고 현장 실습 등 평가를 하는 것은 모두 차장급 이상의 기자들이 합니다. 선배가 같이 일할 기자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나)공채는 몇 단계로 이뤄집니다
서류전형은 토익,학점,연령 등에 관해 최소한의 자격만 봅니다. 토익은 대략 860점,텝스는 720점,토플은 230점 정도 넘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령은 대학을 마치고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온 뒤 3년 가량은 여유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기자도전장(왜 기자가 되려 하고, 어떤 꿈을 갖고 있는 지 등)단계부터 전형위원들이 평가를 합니다. 필기시험은 보통 국어,작문,상식을 봅니다. 다음에는 이틀 안팎의 현장실습 평가와 1박2일 코스의 합숙 평가가 있습니다. 합숙 평가는 가상 기사 작성,인터뷰,집단 토론 등으로 이뤄집니다. 마지막에 임원 면접을 하구요. 평가 방식은 해마다 조금씩 바뀌지만 대체로 필기보다는 실기를 강화하는 추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신문사는 거의 전적으로 사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들의 자질과 역량이 신문의 품질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응시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힘들겠지만 그 충정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등 3가지만 했습니다. 필기시험은 국어,영어,상식,작문 등 4과목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좀 더 충실하게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점점 여러 가지 평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요즘 입사하는 후배들은 정말 우수합니다. 제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저보다 일 못하는 후배는 한명도 없습니다.
라)남녀 차별은 없다고 생각해주십시오
옛날엔 여성 지원자도 적었고 언론사들도 많이 뽑지 않았었습니다. 저의 경우 84년에 입사했는데, 앞 뒤로 3년 동안 선후배 여기자가 없었습니다. 몇 년 뒤 출판국에 있던 1년 선배 여기자가 편집국으로 전입왔는데 무척 반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드물었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 한 기수에 한 두명씩 뽑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공채 때에는 저희 신문사 역사상 처음으로 여기자를 더 많이 뽑았습니다. 8명 중 5명이 여기자였습니다. 모두 일을 참 잘합니다. 요즘엔 거의 반 반씩 뽑습니다. 다른 신문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젊은 기자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입사한지 5년 이하의 저희 신문사 후배 기자 10여명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5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답변 내용을 요약해 옮깁니다.1번 질문 ‘바람직한 인재상’의 경우 대부분이 “제가 그렇게 훌륭하다는 게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가)언론사가 원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스페셜리스트가 인정받는 세상이지만, 언론사의 ´인재´는 우선 제너럴리스트여야 하지요. 세상 일에 두루 관심을 갖고 언제든, 무엇이든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협동심. 요즘 큰 기사는 다 2~3명 이상이 공동 취재해 쓰잖아요.
-분석력과 기획력. 단순히 속보 전달 보다는 아이디어가 있는 기획이나 사건에 대한 분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까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호기심의 소유자.
-모든 자질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저는 성실성을 최고로 치겠습니다.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 치열하게 파고들 수 있는 투지를 갖춘 사람.
-그냥 모범생보다는 사회 돌아가는 데, 자기와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
-대인관계가 두려운 성격이라면(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을 걸기 힘들다거나, 낯을 많이 가린다거나) 기자라는 직업이 스스로에게도 힘든 일이 될 것 같아요.
나)무엇을 가장 잘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필기 시험,현장 실습,합숙 평가,면접? 또 그중에서 특히 구체적으로는?)
-언론사 입사를 위해 상식, 토익 공부가 기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작문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은 벼락치기로 외워도 되는 것이고, 토익시험은 중요시 하지 않는 언론사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작문은 단시간에 좋아지기 어렵거든요.
-필기시험은 2~3달의 집중적인 공부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상식 공부에 매달리기 쉬운데 그건 대부분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점수 편차도 안 납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작문을 연습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영어 성적? 글쎄요. 이런 필기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현장테스트, 합숙, 면접입니다. 이런 건 하루 이틀 초치기로 준비할 수 없고 신문 읽기, 독서, 토론 등을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합니다.
-다양한 동아리, 봉사, 취미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생각과 느낌을 만들고 이를 남에게 전달하는 노하우를 자연스레 익히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장 실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사 입사시험 경향에서 현장테스트 비중이 차차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현장 테스트는 단지 ´기사를 잘 쓰는가´ 혹은 ´취재를 잘 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현상을 어떻게 바라 보는가´ 혹은 ´기획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주 목적인 듯합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시각, 거기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능력 등입니다.
-각 전형단계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합숙 토론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야 어차피 입사하면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이구요, 사람을 상대하는 인간성과 논리적인 대화 능력 등이 더 결정적인 평가 요인인 것 같았습니다.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필기시험(작문)과 합숙 평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문에서는 문장력도 중요하겠지만, 독창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상한 생각이 아니라 같은 소재를 두고도 나만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합숙평가는 다양한 종류의 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발표 시간엔 주제가 뚜렷한 내용으로 감동을 줘야 하고, 토론에선 여러 의견들을 조화롭게 묶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의 글 중에서 빛나는 아이디어로 눈에 띄어야 하는 필기시험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순발력과 토론 능력을 평가하는 현장테스트와 어떤 당황스런 질문에든 열린 시각으로 답해야 하는 면접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필기시험-현장테스트-면접 순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제 경우에는 작문과 토론인 듯합니다. 논술을 워낙 잘 써서 두고두고 사내에서 회자됐던 친구도, 합숙 평가 때 거침없는 말솜씨와 붙임성, 동료들에 대한 배려로 경쟁자들과 평가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일단 필기시험을 잘 봐야겠죠. 하지만 면접이 결국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면접 때는 자신감 있는 모습이 최고입니다. 말을 또박또박 해야 하구요. 어차피 사람 만나는 직업이니까요.
다)언론사에 입사하려면 어떤 준비를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하나요?
-무엇보다 글쓰기 아닐까요. 기자는 기본적으로 ´기록하는´(글쓰는) 사람이니까요.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글이 되려면 글을 채울 수 있는 내용이 중요하죠. 책을 많이 읽으세요.
-시간 내에 완성된 글을 쓸 수 있는 연습, 자신의 생각을 짧은 시간에 정리하는 토론 준비 등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논술 준비. 수려한 글발 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잘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이슈에 대해 노트해 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첫째는 신문 읽기.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고, 신문 기사가 어떤 형식으로 쓰여지는 지 감각을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글 써보기. 필기 시험도, 현장 평가도 최종적으로는 글쓰기로 결과물이 나타납니다. 읽기만하고 써보지 않으면 막상 글을 써야 할 때 헤맬 수 있어요.
-직접 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작은 주제를 하나 정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현장에 나가 취재하는 실습을 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 같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해도 좋구요. 그 글을 동료들과 비교해 보는 등, 모의 현장테스트를 직접 해보면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각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대학생 기획 기사 공모전을 통한 인턴기자제도도 언론사 입사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다양한 관심은 필기시험, 실무평가, 합숙평가, 면접 등 전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일 듯 싶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 뿐 아니라 싫어하는 분야도 기초적인 정보는 알고 있어야 전형 과정에서의 뜻하지 않은 상황에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독서와 경험 외에 왕도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라)기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니 뭐니 해도 기자는 ´글로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쓰고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호기심. 그리고 그 호기심을 풀어 줄 기사로 완결 짓는 끈기까지.
-사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 속의 주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이를 위해선 여러 분야에 대해 두루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획력과 분석 능력. 이는 어떤 주제로 기사를 준비할 것인가? 준비된 주제로 취재를 할 때 취재원에게 무슨 내용을 물어볼 것인가? 취재한 내용 중 어떤 것을 기사에 담을 것인가? 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열린 마음. 잘 듣고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 겸손함.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비판적인 사고 방식이 모두 필요합니다.
-상황 대처 능력, 스트레스 적응력, ´정보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글쓰기 능력, 적극적+낙천적 성격, 그리고 집요함.
-성실성,정직성,따뜻한 마음.
마)입사후 느낀 장단점은?(입사 전 생각과 비교해서)
-´기자´명함을 내밀고 사람들에게 다가서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단점은 개인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갑자기 터진 사건으로 약속을 깨는 일이 잦아요. 또 여러 사람과 사귀고 선배들과 ´정´을 주고 받으려다 수많은 술 자리로 인해 아랫배가 볼록해지고 머리가 띵한 날이 자주 생기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말과 글로 먹고 살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직장은 없습니다. 부서가 바뀔 때마다 회사가 바뀌는 것과 같은 변화를 겪는다는 건 미처 예상 못한 점이었습니다.
-자기 계발할 시간이 부족해요. 취재는 뭐 쉽나요.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놓고 한가롭게 노트북에 기사 쓰는 기자는 없잖아요. 한 마디 들으러 문전박대 당하며 일주일 내내 남의 집 대문밖에 서있기도 일쑤인데.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든 노숙자든 누구에게나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미친 사람´ 취급당하지 않는다는 즐거움, 그거 하나는 정말 강력한 매력이죠.
-´다이나믹 코리아´라고 불릴 만큼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서 그 역동의 움직임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의 글을 읽은 독자들이 ´잘 봤다´ ´감동적이다´ ´좋은 지적이다´ 등의 피드백을 해주었을 때 느끼는 희열도 큽니다. 단점도 많아요. 일반 회사에 비해 강한 노동 강도,부족한 개인 시간, 강한 음주 등.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 갖는 것을 즐기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정시 출퇴근, 직장생활과 사생활의 명확한 구분을 원하면 ´기자가 되려면´이라는 강의도 듣지 마세요(^^).
-단점은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이라는 것입니다. 입사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몸이 힘들거나 개인 시간이 없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쳐보면 생각보다 속상합니다. 원만한 교우 관계나 가족과의 충분한 시간 등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요.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셔야 해요.
-좋은 점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자극을 받아가며 사는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매우 창의적인 일이 될 수도 있고, 단순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뭔가 색다른 기사를 썼을 때 오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
4.중견 기자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에디터(부국장),데스크(부장) 등 몇 몇 간부들에게 ‘기자상’ 내지는 ‘자질’에 관한 의견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답변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가)호기심: 사실과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호기심이 좋은 기사를 쓰는 원천이자, 좋은 정보를 생산하는 원동력.
나)상상력: 사실과 현상을 여러 각도로 따져보는 지적 유연성. 상상력이 특종의 또 다른 바탕.
다)정의감: 기성 권위와 질서, 권력에 대한 도전 의식. 진실을 추구하는 마음가짐
라)균형감각: 올바른 역사관, 균형의식이 설득력 있는 기사를 만드는 역량. 우리 사회의 과도한 이념논쟁에서 탈피하되 그렇다고 단순한 양시쌍비(兩是雙非, 이것 맞고 저것도 맞거나, 이것 틀리고 저것도 틀리다는)적인 자세는 곤란.
마)긍정적 사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사고가 신문의 느낌을 만듬. 신문의 긍정적 사고가 우리 사회의 장래를 밝게 만듬.
바)열정: 열정은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바탕.
사)글 솜씨: 신문 기자는 자기 글에 대한 애착과 장인정신이 필요함
5.몇 가지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가)문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신문을 샅샅히 훑어보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칼럼과 사설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썼을까´ ´나라면 어떤 의견을 낼까´등을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기자는 사회를 비추는 창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떻게 보는지 시각이 중요합니다. 실제 기자를 뽑을 때도 이런 시각을 많이 테스트합니다.
나)글은 직접 써봐야 합니다. 신문 기자 수준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사체로 글을 쓰는 것은 입사하면 트레이닝 받습니다. 하지만 논리력과 주제를 응축하는 능력은 훈련만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송기자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간결하게 쓸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주제가 앞에 나옵니다. 이를 역삼각형 구조라고 합니다. 리드 부분에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야 합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당당해야 합니다. 신문사는 면접을 중시합니다. 그렇다고 청산유수로 말을 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말을 통해 보이는 시각과 논리력이 중요합니다. 면접에서 질문은 다양합니다. 신변 잡기적인 것부터 이데올로기 이슈, 좋아하는 칼럼 등 범위가 넓습니다.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야 합니다. 아나운서같이 유창하게 말하는 것보다 자신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는 대통령도 만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죽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라)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기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기사를 쓰는 직업입니다. 전달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합숙 평가 때 가상 편집회의와 가상 토론 등이 있습니다. 참석자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이 찬-반으로 나눠 토론을 합니다. 이 때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펼치는 지원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자신의 의견을 펼쳐야 합니다. 기자는 글을 쓰는 동시에 남의 말을 듣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팀웍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 현상이 점점 복잡해져서 웬만한 기사는 이제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기자가 공동 취재해 쓰게 됐습니다. 헌신과 동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마)결국은 믿음입니다.
신문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FT 회장은 “신문은 21세기에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신문이 과거엔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았습니다. 한 대에 수백억, 수천억원씩 하는 윤전기와 전국적인 배달망이 필요했습니다. 이젠 인터넷 발달로 이 두 가지가 필요 없는 뉴 미디어들이 다양하게 출현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경찰서 기자실에 가면 딱 9개사 기자만 있었습니다. 석간 3곳,조간 3곳,통신(연합뉴스),방송 2곳이 전부였습니다. 이젠 어느 기자실에 가도 수십, 수백명의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합니다. 그럴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 높아집니다. 정보의 품질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정보가 범람할수록 도대체 어느 말이 맞는지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뉴스의 가치는 점점 높아집니다. 특종보다 기획이 독자에게 오래 기억되고, 점점 가치있게 여겨집니다. “저 신문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 하나만 확실히 해도 충분히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무척 어려운 과제입니다. 마감시간의 제약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속성보다 정확성이 상위의 목표입니다. 기자가 신뢰를 받아야 신문도 삽니다. 그런 후배를 원합니다.
민병관(중앙일보 경제에디터)
1.중앙일보를 소개드립니다
가)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중앙일보는 1965년 9월 창립됐습니다. 지난해 40주년을 맞았습니다. 91년 신문을 컴퓨터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가동했습니다. 94년 전문기자제와 섹션신문을 도입했습니다. 95년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하면서 그 직후 한글 제호와 가로쓰기를 전면 실시했습니다. 같은 해 아시아 최초로 인터넷 전자신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99년 Q채널을 인수해 중앙방송을 출범했습니다. 현재는 히스토리, J골프 등 3개 채널이 있습니다. 2000년 IHT(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와 제휴해 영어신문을 창간했습니다. 2001년 가판을 폐지했습니다. 2004년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중앙을 출범했습니다.
나)종합미디어그룹을 지향합니다
모태인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영어신문,스포츠신문,시사지(월간중앙,이코노미스트,뉴스위크,포브스코리아),잡지(여성중앙,쎄씨,레몬트리,코스모폴리탄 등),출판(랜덤하우스 중앙),방송,인터넷(조인스닷컴 등)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세상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입장에선 ‘원소스 멀티 유즈’를 구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신문 기자가 신문에만 글을 쓰지 않고 이미 마이크를 잡고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습니다.또 블로그를 운영하고 조인스닷컴에 글을 올리는 활동도 뜨겁습니다. 이런 일들이 점점 더 많이 신나게 펼쳐질 것입니다.
다)기자 인력이 일간지 중 가장 많습니다
현재 중앙일보에만 약 340명의 기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여기자가 47명입니다. 앞으로 여기자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라)편집국은 편집국장-에디터-데스크-기자 체제로 일합니다
에디터(부국장)는 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스포츠 등 부문별로 지면 제작을 책임집니다. 에디터 밑에는 데스크(부장)가 있습니다. 경제 부문에는 경제,산업데스크가 있습니다. 사회 부문에는 정책사회,사건사회,내셔널 데스크가 있습니다. 기자의 하루는 기자마다 엄청 다릅니다. 한 부서안에서 출입처만 바뀌어도 회사를 옮기는 것과 비슷한 충격과 변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만큼 역동적입니다.
2.기자 채용에 관하여
가)선배가 후배를 뽑습니다
신입기자 공채와 경력기자 채용을 함께 해왔습니다. 보통 한 해에 5~10명을 뽑습니다. 전형은 선배 기자들이 합니다. 경영지원실의 인사팀은 말 그대로 지원만 합니다. 실제 문제를 내고 채점을 하고 현장 실습 등 평가를 하는 것은 모두 차장급 이상의 기자들이 합니다. 선배가 같이 일할 기자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나)공채는 몇 단계로 이뤄집니다
서류전형은 토익,학점,연령 등에 관해 최소한의 자격만 봅니다. 토익은 대략 860점,텝스는 720점,토플은 230점 정도 넘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령은 대학을 마치고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온 뒤 3년 가량은 여유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기자도전장(왜 기자가 되려 하고, 어떤 꿈을 갖고 있는 지 등)단계부터 전형위원들이 평가를 합니다. 필기시험은 보통 국어,작문,상식을 봅니다. 다음에는 이틀 안팎의 현장실습 평가와 1박2일 코스의 합숙 평가가 있습니다. 합숙 평가는 가상 기사 작성,인터뷰,집단 토론 등으로 이뤄집니다. 마지막에 임원 면접을 하구요. 평가 방식은 해마다 조금씩 바뀌지만 대체로 필기보다는 실기를 강화하는 추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신문사는 거의 전적으로 사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들의 자질과 역량이 신문의 품질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응시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힘들겠지만 그 충정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등 3가지만 했습니다. 필기시험은 국어,영어,상식,작문 등 4과목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좀 더 충실하게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점점 여러 가지 평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요즘 입사하는 후배들은 정말 우수합니다. 제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저보다 일 못하는 후배는 한명도 없습니다.
라)남녀 차별은 없다고 생각해주십시오
옛날엔 여성 지원자도 적었고 언론사들도 많이 뽑지 않았었습니다. 저의 경우 84년에 입사했는데, 앞 뒤로 3년 동안 선후배 여기자가 없었습니다. 몇 년 뒤 출판국에 있던 1년 선배 여기자가 편집국으로 전입왔는데 무척 반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드물었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 한 기수에 한 두명씩 뽑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공채 때에는 저희 신문사 역사상 처음으로 여기자를 더 많이 뽑았습니다. 8명 중 5명이 여기자였습니다. 모두 일을 참 잘합니다. 요즘엔 거의 반 반씩 뽑습니다. 다른 신문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젊은 기자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입사한지 5년 이하의 저희 신문사 후배 기자 10여명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5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답변 내용을 요약해 옮깁니다.1번 질문 ‘바람직한 인재상’의 경우 대부분이 “제가 그렇게 훌륭하다는 게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가)언론사가 원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스페셜리스트가 인정받는 세상이지만, 언론사의 ´인재´는 우선 제너럴리스트여야 하지요. 세상 일에 두루 관심을 갖고 언제든, 무엇이든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협동심. 요즘 큰 기사는 다 2~3명 이상이 공동 취재해 쓰잖아요.
-분석력과 기획력. 단순히 속보 전달 보다는 아이디어가 있는 기획이나 사건에 대한 분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까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호기심의 소유자.
-모든 자질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저는 성실성을 최고로 치겠습니다.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 치열하게 파고들 수 있는 투지를 갖춘 사람.
-그냥 모범생보다는 사회 돌아가는 데, 자기와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
-대인관계가 두려운 성격이라면(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을 걸기 힘들다거나, 낯을 많이 가린다거나) 기자라는 직업이 스스로에게도 힘든 일이 될 것 같아요.
나)무엇을 가장 잘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필기 시험,현장 실습,합숙 평가,면접? 또 그중에서 특히 구체적으로는?)
-언론사 입사를 위해 상식, 토익 공부가 기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작문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은 벼락치기로 외워도 되는 것이고, 토익시험은 중요시 하지 않는 언론사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작문은 단시간에 좋아지기 어렵거든요.
-필기시험은 2~3달의 집중적인 공부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상식 공부에 매달리기 쉬운데 그건 대부분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점수 편차도 안 납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작문을 연습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영어 성적? 글쎄요. 이런 필기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현장테스트, 합숙, 면접입니다. 이런 건 하루 이틀 초치기로 준비할 수 없고 신문 읽기, 독서, 토론 등을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합니다.
-다양한 동아리, 봉사, 취미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생각과 느낌을 만들고 이를 남에게 전달하는 노하우를 자연스레 익히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장 실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사 입사시험 경향에서 현장테스트 비중이 차차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현장 테스트는 단지 ´기사를 잘 쓰는가´ 혹은 ´취재를 잘 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현상을 어떻게 바라 보는가´ 혹은 ´기획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주 목적인 듯합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시각, 거기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능력 등입니다.
-각 전형단계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합숙 토론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야 어차피 입사하면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이구요, 사람을 상대하는 인간성과 논리적인 대화 능력 등이 더 결정적인 평가 요인인 것 같았습니다.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필기시험(작문)과 합숙 평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문에서는 문장력도 중요하겠지만, 독창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상한 생각이 아니라 같은 소재를 두고도 나만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합숙평가는 다양한 종류의 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발표 시간엔 주제가 뚜렷한 내용으로 감동을 줘야 하고, 토론에선 여러 의견들을 조화롭게 묶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의 글 중에서 빛나는 아이디어로 눈에 띄어야 하는 필기시험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순발력과 토론 능력을 평가하는 현장테스트와 어떤 당황스런 질문에든 열린 시각으로 답해야 하는 면접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필기시험-현장테스트-면접 순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제 경우에는 작문과 토론인 듯합니다. 논술을 워낙 잘 써서 두고두고 사내에서 회자됐던 친구도, 합숙 평가 때 거침없는 말솜씨와 붙임성, 동료들에 대한 배려로 경쟁자들과 평가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일단 필기시험을 잘 봐야겠죠. 하지만 면접이 결국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면접 때는 자신감 있는 모습이 최고입니다. 말을 또박또박 해야 하구요. 어차피 사람 만나는 직업이니까요.
다)언론사에 입사하려면 어떤 준비를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하나요?
-무엇보다 글쓰기 아닐까요. 기자는 기본적으로 ´기록하는´(글쓰는) 사람이니까요.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글이 되려면 글을 채울 수 있는 내용이 중요하죠. 책을 많이 읽으세요.
-시간 내에 완성된 글을 쓸 수 있는 연습, 자신의 생각을 짧은 시간에 정리하는 토론 준비 등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논술 준비. 수려한 글발 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잘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이슈에 대해 노트해 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첫째는 신문 읽기.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고, 신문 기사가 어떤 형식으로 쓰여지는 지 감각을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글 써보기. 필기 시험도, 현장 평가도 최종적으로는 글쓰기로 결과물이 나타납니다. 읽기만하고 써보지 않으면 막상 글을 써야 할 때 헤맬 수 있어요.
-직접 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작은 주제를 하나 정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현장에 나가 취재하는 실습을 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 같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해도 좋구요. 그 글을 동료들과 비교해 보는 등, 모의 현장테스트를 직접 해보면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각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대학생 기획 기사 공모전을 통한 인턴기자제도도 언론사 입사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다양한 관심은 필기시험, 실무평가, 합숙평가, 면접 등 전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일 듯 싶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 뿐 아니라 싫어하는 분야도 기초적인 정보는 알고 있어야 전형 과정에서의 뜻하지 않은 상황에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독서와 경험 외에 왕도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라)기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니 뭐니 해도 기자는 ´글로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쓰고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호기심. 그리고 그 호기심을 풀어 줄 기사로 완결 짓는 끈기까지.
-사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 속의 주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이를 위해선 여러 분야에 대해 두루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획력과 분석 능력. 이는 어떤 주제로 기사를 준비할 것인가? 준비된 주제로 취재를 할 때 취재원에게 무슨 내용을 물어볼 것인가? 취재한 내용 중 어떤 것을 기사에 담을 것인가? 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열린 마음. 잘 듣고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 겸손함.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비판적인 사고 방식이 모두 필요합니다.
-상황 대처 능력, 스트레스 적응력, ´정보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글쓰기 능력, 적극적+낙천적 성격, 그리고 집요함.
-성실성,정직성,따뜻한 마음.
마)입사후 느낀 장단점은?(입사 전 생각과 비교해서)
-´기자´명함을 내밀고 사람들에게 다가서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단점은 개인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갑자기 터진 사건으로 약속을 깨는 일이 잦아요. 또 여러 사람과 사귀고 선배들과 ´정´을 주고 받으려다 수많은 술 자리로 인해 아랫배가 볼록해지고 머리가 띵한 날이 자주 생기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말과 글로 먹고 살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직장은 없습니다. 부서가 바뀔 때마다 회사가 바뀌는 것과 같은 변화를 겪는다는 건 미처 예상 못한 점이었습니다.
-자기 계발할 시간이 부족해요. 취재는 뭐 쉽나요.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놓고 한가롭게 노트북에 기사 쓰는 기자는 없잖아요. 한 마디 들으러 문전박대 당하며 일주일 내내 남의 집 대문밖에 서있기도 일쑤인데.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든 노숙자든 누구에게나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미친 사람´ 취급당하지 않는다는 즐거움, 그거 하나는 정말 강력한 매력이죠.
-´다이나믹 코리아´라고 불릴 만큼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서 그 역동의 움직임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의 글을 읽은 독자들이 ´잘 봤다´ ´감동적이다´ ´좋은 지적이다´ 등의 피드백을 해주었을 때 느끼는 희열도 큽니다. 단점도 많아요. 일반 회사에 비해 강한 노동 강도,부족한 개인 시간, 강한 음주 등.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 갖는 것을 즐기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정시 출퇴근, 직장생활과 사생활의 명확한 구분을 원하면 ´기자가 되려면´이라는 강의도 듣지 마세요(^^).
-단점은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이라는 것입니다. 입사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몸이 힘들거나 개인 시간이 없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쳐보면 생각보다 속상합니다. 원만한 교우 관계나 가족과의 충분한 시간 등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요.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셔야 해요.
-좋은 점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자극을 받아가며 사는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매우 창의적인 일이 될 수도 있고, 단순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뭔가 색다른 기사를 썼을 때 오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
4.중견 기자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에디터(부국장),데스크(부장) 등 몇 몇 간부들에게 ‘기자상’ 내지는 ‘자질’에 관한 의견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답변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가)호기심: 사실과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호기심이 좋은 기사를 쓰는 원천이자, 좋은 정보를 생산하는 원동력.
나)상상력: 사실과 현상을 여러 각도로 따져보는 지적 유연성. 상상력이 특종의 또 다른 바탕.
다)정의감: 기성 권위와 질서, 권력에 대한 도전 의식. 진실을 추구하는 마음가짐
라)균형감각: 올바른 역사관, 균형의식이 설득력 있는 기사를 만드는 역량. 우리 사회의 과도한 이념논쟁에서 탈피하되 그렇다고 단순한 양시쌍비(兩是雙非, 이것 맞고 저것도 맞거나, 이것 틀리고 저것도 틀리다는)적인 자세는 곤란.
마)긍정적 사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사고가 신문의 느낌을 만듬. 신문의 긍정적 사고가 우리 사회의 장래를 밝게 만듬.
바)열정: 열정은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바탕.
사)글 솜씨: 신문 기자는 자기 글에 대한 애착과 장인정신이 필요함
5.몇 가지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가)문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신문을 샅샅히 훑어보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칼럼과 사설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썼을까´ ´나라면 어떤 의견을 낼까´등을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기자는 사회를 비추는 창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떻게 보는지 시각이 중요합니다. 실제 기자를 뽑을 때도 이런 시각을 많이 테스트합니다.
나)글은 직접 써봐야 합니다. 신문 기자 수준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사체로 글을 쓰는 것은 입사하면 트레이닝 받습니다. 하지만 논리력과 주제를 응축하는 능력은 훈련만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송기자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간결하게 쓸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주제가 앞에 나옵니다. 이를 역삼각형 구조라고 합니다. 리드 부분에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야 합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당당해야 합니다. 신문사는 면접을 중시합니다. 그렇다고 청산유수로 말을 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말을 통해 보이는 시각과 논리력이 중요합니다. 면접에서 질문은 다양합니다. 신변 잡기적인 것부터 이데올로기 이슈, 좋아하는 칼럼 등 범위가 넓습니다.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야 합니다. 아나운서같이 유창하게 말하는 것보다 자신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는 대통령도 만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죽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라)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기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기사를 쓰는 직업입니다. 전달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합숙 평가 때 가상 편집회의와 가상 토론 등이 있습니다. 참석자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이 찬-반으로 나눠 토론을 합니다. 이 때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펼치는 지원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자신의 의견을 펼쳐야 합니다. 기자는 글을 쓰는 동시에 남의 말을 듣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팀웍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 현상이 점점 복잡해져서 웬만한 기사는 이제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기자가 공동 취재해 쓰게 됐습니다. 헌신과 동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마)결국은 믿음입니다.
신문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FT 회장은 “신문은 21세기에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신문이 과거엔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았습니다. 한 대에 수백억, 수천억원씩 하는 윤전기와 전국적인 배달망이 필요했습니다. 이젠 인터넷 발달로 이 두 가지가 필요 없는 뉴 미디어들이 다양하게 출현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경찰서 기자실에 가면 딱 9개사 기자만 있었습니다. 석간 3곳,조간 3곳,통신(연합뉴스),방송 2곳이 전부였습니다. 이젠 어느 기자실에 가도 수십, 수백명의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합니다. 그럴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 높아집니다. 정보의 품질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정보가 범람할수록 도대체 어느 말이 맞는지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뉴스의 가치는 점점 높아집니다. 특종보다 기획이 독자에게 오래 기억되고, 점점 가치있게 여겨집니다. “저 신문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 하나만 확실히 해도 충분히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무척 어려운 과제입니다. 마감시간의 제약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속성보다 정확성이 상위의 목표입니다. 기자가 신뢰를 받아야 신문도 삽니다. 그런 후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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