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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파워’ 거센 서울신문…안미현 편집국장

작성일2019-12-31

조회수1

‘女파워’ 거센 서울신문…안미현 편집국장

 “취임 7일 만에 별명 3개 ㅎㅎ…후배들은 어린 연차때 다양한 경험 후 전공 만들길”

 

안미현_150.jpg

서울신문 안미현 편집국장

 

글: 서울신문 백민경 기자

 

  서울신문 데스크 회의에는 ‘남다른’ 점이 있다. 어떤 내용을 중점 취재할지, 어떤 기사를 1면으로 내보낼지 ‘오늘의 뉴스’를 결정하는 권한의 상당 부분을 여기자들이 맡는다.

  데스크 회의에 들어가면 가장 중심에 안미현 편집국장이, 오른쪽에는 황수정 부국장이, 왼쪽에는 이경숙 온라인뉴스 담당 부국장과 김은정 편집1부장이 자리한다. 여성들이 주요 보직에 대거 포진한 50분의 오전 회의 동안 고성도 없고 웃음도 간간이 나오지만, 내용은 진지하고 때로 살벌하기도 하다.

  “XX 부서 ‘킬러 콘텐츠(부서별 읽을만한 기사 추천)’ 야마가 무엇인가요? 두 번째 리드를 더 강조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아요.”

  회의를 이끄는 안 국장이 매섭게 지적하면 해당 부서 부장은 잠시 흔들렸던 동공을 바로잡고 보충 설명을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부장은 “60%의 긴장과 20%의 지적과 10%의 유머와 10%의 공포 등이 합쳐진 분위기”라고 말한다. 부서장들이 회의실을 나서면 안 국장은 곧바로 오전 지면 배정을 위한 2차 고위급(부국장 이상만 참석) 회의를 쉴틈없이 이어간다. 밤 10, 11시에도 회사로 다시 들어와 오탈자까지 보고 들어갈 만큼 열정적이고 하루종일 바쁘게 뛴다.

  ‘경제·산업통’ 이자 서울신문 역대 두 번째 여성 편집국장인 안미현 국장에게 순식간에 지나갔을 취임 50일의 소감을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을 내놨다.

  “취임 초기만 해도 정말 의욕이 넘쳤는데, 이제는 임기를 무사히 마치는 게 최고의 목표가 됐다. 사건 사고가 계속 터져 일이 많은 것도 있겠지만, 편집국장이 늦은 밤 지면을 적잖게 바꾸다 보니 (원성의 소리가 높은 탓에) 편집국 분위기가 흉흉해져 ‘민란’이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하하.”

  편집국 내에서 안 국장의 이런 ‘열정 만수르’같은 행보는 유명하다. 취임 직후 일주일 만에 별명이 세 개나 붙었을 정도다. 카리스마가 워낙 강하다고 해서 붙은 ‘안틀러’(안미현+히틀러), ‘안킬러’(킬러 콘텐츠의 부담 때문에), ‘안명박’(국장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경제대통령, ‘경제산업에 정통하다는 의미’)이다. 후배들과 격의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 소탈한 성격의 그는 이 별명들을 듣고 “다른 건 인정하는데 안명박은 정말 아닌 것 같다”며 “최근에 정치사회보다 경제 기사에 큰 이슈가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같은 길을 걷는 후배 여기자들에게 “여기자라서 때로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될 수 있으면 많은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을 예로 들며 “편집국장 선거를 할 때 정치, 외교 분야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고 그 말이 사실이기도 하다.”면서 “아직은 우리 사회가 육아와 가사의 남녀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기자들도 워킹맘의 고충이 크긴 하지만 적은 연차에 힘든 부서를 두루 겪고 10년 정도 넘으면 전공 분야를 찾아 본인만의 스펙을 관리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의 ‘여성파워’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 국장은 2019년 11월 20일 취임 후 처음 낸 11월 25일자 인사에서 편집국 부국장과 보직부장 11명 가운데 5명을 여성으로 채웠다. 언론계에서는 이례적이다. 한국여기자협회가 최근 공개한 ‘27개 언론사 여성 기자 보직 간부 현황’에 따르면 내일신문, 세계일보, 연합뉴스TV, TV조선 등에는 여성 보직부장·국장 등이 없다. 논설(해설)위원실을 둔 19개 언론사 중 여성 위원이 없는 곳도 8곳(42.1%)이나 된다. 서울신문이 공고한 언론계의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한국여기자협회장이자 서울신문 ‘여성 편집국장 1호’인 김균미 이사(논설위원)는 워싱턴 특파원 출신으로 북한과 미국 등 복잡한 국제현안을 읽는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신문에서 ‘서울젠더연구소’ 소장을 맡아 한국 사회의 남녀 차별과 혐오, 갈등 상황을 진단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대안을 모색해나가는 젠더 이슈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담아내는 업무를 맡고 있다.

  서울신문 최초의 여성 정치부장을 지낸 문소영 논설실장은 정치, 금융, 문화 분야를 망라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현재 논설실을 이끌고 있다. 문 실장은 386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조선이 왜 식민 지배의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16~18세기 조선과 일본을 예리하게 비교한 책(못난 조선)을 발간하기도 했다. 2019년 7월엔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정책뉴스부장, 경제부장을 지낸 ‘기억력의 보고’ 전경하 부장도 논설위원실에서 ‘전공’을 살린 날카로운 경제 사설로 금융계와 산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황수정 부국장은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교육문제 전문가로 학부모 시각에서 날카로운 교육정책을 지적해 온 대표적인 칼럼니스트이다. 논설위원실에서 필력을 날리다 스스로 손을 들고 현장에 컴백한 최광숙 선임기자는 총리실, 감사원 등을 출입하며 관가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 문화 부장 등을 역임한 이순녀 선임기자는 연극 및 공연 분야에서 내로라 한 문화 전문기자다. 자칭타칭 ‘클릭을 부르는 여자’인 이경숙 온라인뉴스국 부국장은 편집기자 출신으로 5년 넘게 온라인 뉴스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은정 편집1부장은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편집부를 총괄하는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박상숙 국제부장, 오명숙 어문부장, 주현진 사회2부장, 최여경 문화부장 등도 주요 보직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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