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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수연 기자 연수기(3) - UC Davis 생활보고서

작성일2014-07-29

조회수12635

이수연 기자가 다음 연수를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직접 작성한 생활보고서입니다.

 
해외연수
   
생활 보고서
 
   
연 수 자 : 이수연 (KBS 보도본부)
연수기관 : 미국 UC Davis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소재)
연수과정 : UC Davis 농업경제자원학과 방문연구원
연수기간 : 2012.09.01 ~ 2013.8.31

1. 연수기관의 특성
UC 데이비스 대학은 고온 건조한 기후를 활용한 캘리포니아 농업 지역을 배후로 한 캘리포니아 농과대학으로 출발해 미국 농업경제 분야에서 최고 랭킹을 자랑하는 대학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의 9개 캠퍼스 중의 하나로서, 농업 정책과 환경 이슈, 농업 생산과 리스크 관리, 농산물 마케팅과 유통, 자원과 국제 통상 등 농업관련 전공 분야를 총망라한 미국 농업정책과 경제학 분야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세계은행이나 WTO등 농업관련 국제기구에 몸담았던 석학을 연구자로 초빙하고 있어 농업 정치경제학과 사회․환경공학을 아우르는 농업 경제학계의 최고 연구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농업경제학 분야 뿐 아니라 Law School과 의학 연구소도 인기를 끌고 있. 같은 캘리포니아 주립대 캠퍼스 가운데 UC 버클리나 UC 산타바바라 등지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고, 1년 방문연구자로 머무를 경우 학비를 쿼터 당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장점을 갖고 있다.
 
2. 거주지역의 특성 및 교통
데이비스는 캘리포니아에서도 북가주로 통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 내륙으로 1시간 30분 가량 들어가면 도착하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와는 20분 가량 떨어져 있다. 한국에서 갈 때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직항편을 이용한 뒤 에어포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미국 다른 지역으로 갈 때는 새크라멘토 공항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데이비스는 UC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진 작은 대학 도시로서, 미국 내 대학도시 중 안전한 도시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매우 안전하고 활력 있는 도시이다. 특히 인구의 90% 가량이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고, 70% 이상이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교육 수준이 높고,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여자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시내를 활보해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늦은 저녁에도 충분히 공원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한 도시이다. 부근의 새크라멘토가 성범죄율이 매우 높은 데 비해, 데이비스는 가장 흉악범이 ‘자전거 도둑’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안전도를 자랑하는 곳이다.
또한 데이비스는 ‘미국의 자전거 수도’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도시 대부분이 자전거 도로로 연결돼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또한 편리한 곳이다.  
 
3. 집구하기
미국 생활의 시작은 집을 구하는데서 시작된다. 특히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 아이 학교도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이다. 자녀의 학교는 거주 지역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학교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데이비스에는 공립 초등학교 여러 곳과 중학교 몇 곳, 그리고 고등학교 한 곳이 있다. 학교에 대한 평가는 www.greatschools.org 에 잘 나와 있는데, 학교별로 학생과 교사 비율, 학생들의 인종별 구성, 학습 성취도 평가 결과, 커뮤니티 내 평가 등이 나와 있다. 캘리포니아는 히스패닉 계열의 인구가 상당히 많은데, 일반적으로 인종 구성에서 히스패닉이 많은 학교보다는 아시안 계열이 많은 학교가 성적이 더 좋다고 한다. 내가 경험한 바로도, 스펠링 경진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대부분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안 계열 아이들이었는데, 워낙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아이를 보낼 학교를 정한 뒤에는 그 학교를 보낼 수 있는 지역을 찾아서 그 지역 안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 미국은 학군제를 따르고 있어서 지역별로 아이를 보낼 수 있는 학교가 정해져 있는데, 가끔 학교에 정원이 넘칠 때면 옆에 있는 학교로 보내기도 한다. 이때 어느 학교를 보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데이비스 지역 교육 자치구 사이트인 http://www.djusd.net 를 참고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데이비스 지역 교육 정책과 예산 변동 등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고, 애프터스쿨 프로그램, 데이케어 센터 등의 교육 및 보육 관련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미국 공립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거주 증명을 해야 한다. 위장 전입을 통한 입학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때 아파트 계약서 또는 에스크로를 요구하며, 이와 함께 전기 가스 사용고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 고지서는 이주를 한 뒤에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아파트 계약서와 함께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서 입학 준비를 개시해놓는 게 좋다. 일부 선호하는 학교들에는 정원이 넘치면 더 이상 학생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학교를 두고 다른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입학에 필요한 서류는 데이비스 지역 교육 자치구 사이트 http://www.djusd.net 를 참고하고, 이 사이트를 통해 해당 학교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으니, 학교의 행정 담당자에게 확인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우리 아이를 입학시키고자 하는데 어떤 서류가 필요하냐고 직접 물어봐야 나중에 난처한 일을 겪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입주를 하고난 뒤에도 PG&E 등의 전기 서비스를 등록해도 고지서가 날아오기까지는 1달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PG&E에 학부모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 때 서비스 개시에 관련한 서류를 미리 하나 보내달라고 얘기를 하면 우편으로 보내준다. 이 우편이 미국 사람들이 ‘snail mail'이라 부를 정도로 느릿느릿 날아오는‘일반우편’이므로, 일단 집에 입주를 했으면 얼른 신청을 해야 한다. 참고로 PG&E 는 휴일에도 전화 접수를 받는다.  
 
4. 은행 계좌
미국에서는 아파트 렌트를 내거나 학교 납부금을 낼 때도 개인 수표 Check를 쓰기 때문에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은행에 계좌 account를 열어야 한다. 나는 UC 데이비스 캠퍼스에 무인인출기 ATM이 있는 은행 가운데 뱅크 오브 어메리카에 계좌를 열었다. 여권과 DS-2019, 학교에서 받은 초청장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서류들을 모두 들고 가서 미국 이주자금을 모두 계좌에 넣었다. 이 때 일반 입출금 계좌 Checking account 와 저축성 계좌 Saving account를 함께 열었는데. 이보다 이자를 조금 더 주는 계좌를 추천해서 계좌를 3개를 열고 인터넷 뱅킹에 가입했다. 그런데 이 세 번째 계좌는 일반 ATM 기에서 입출금이 불가능하고 꼭 창구에 가서 Cashier 에게 전표를 들고가서 계좌 이체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몇 달 뒤에 폐쇄해버렸다.
그런데 다음 달에 계좌명세 Statement 를 보니 계좌 관리 수수료가 25불 붙은 것을 확인하고 문의를 하였더니, 문제의 세 번째 계좌 때문이었다. 몇 프로 이자를 더 주는 이 계좌를 연 대신 나는 잔액을 2만불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적용받고,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할 때는 한 달에 25불씩 계좌 관리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이 계좌를 폐쇄한 데다 조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더니 그동안 매긴 계좌 관리 수수료를 모두 돌려주었다. 또한 은행 창구를 이용하지 않는 조건을 붙여서 모든 계좌에 잔액 유지 조건을 없애주었다. (Saving 이나 Checking account에는 300불, 혹은 900불 이상 잔고 유지 조건이 붙는다. 잔액이 이보다 적으면 바로 수수료를 매긴다.)
이후에는 ATM과 인터넷 뱅킹만을 이용해서 은행 관련 수수료를 물지 않았고, 특히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아이패드 앱을 이용해서 계좌이체와 공과급 납부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준 수표 입금도 집에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5. 운전면허
미국에 와서 바로 신청해 놓아야 하는 게 운전면허 시험이다. 입국과 관련된 전산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미국 입국 후 일주일쯤 뒤에 DMV를 찾아가서 필기 시험부터 보면 된다. 시험 접수 전에 일단 DMV에 가서 한국어로 된 운전면허 책자를 가져다가 공부를 한 뒤, 인터넷에서 기출문제를 받아 공부를 하시면 필기시험은 무난히 합격할 수 있다. 다만 엄청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게 문제. 고작 10분 시험을 보기 위해 4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시험 대기하는 시간에 기출 문제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면허시험을 만점으로 통과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
실기시험은 인터넷으로 예약이 된다. DMV 사이트인 http://www.ca.gov 에 가서 시간을 예약한 뒤 예약한 시간보다 좀 일찍 가서 대기하면 된다. DMV는 대기시간 길고 불친절하기로 악명이 높은 곳인데, 일단 인터넷 예약을 통해 시간 예약을 하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다. 차량 등록도 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appointment를 잡은 뒤 가면 기다리지 않고 5분 안에 끝내고 돌아올 수 있었다.
운전면허를 받으려면 SSN이 있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J-1 비자 소지자는 SSN이 없어도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있다. 물론 DS 2019 등의 서류를 들고 가야 하고, 한국 운전면허증을 꼭 들고 가야 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원래 필기시험이 붙은 다음에 운전면허 소지자와 함께 운전 연습을 하게 돼 있는데, 한국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나는 원래 운전을 하던 사람이라고 설명하면 오케이 되니 한국 운전면허증을 꼭 챙겨가야 한다. 또한 운전하다 경찰에게 걸렸을 경우 국제운전면허증을 제시할 생각이라면 한국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일단 운전면허시험을 통과하면 임시 면허증을 주는데, J-1 비자 소지자는 SSN 번호를 받은 뒤에 이를 접수해야 정식 운전면허증이 날아온다. 동반자인 J-2 비자를 갖고 계신 분은 그냥 면허증이 온다고 하는데, 이 행정 처리가 바로바로 되는 것도 아니어서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주변에는 귀국하는 날까지 종이조각에 적힌 임시운전면허를 들고 다녔다는 분도 있었다. 그래도 운전면허증이 나오면 미국 정부가 정식 인정한 신분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니까, 바로 신청해서 면허부터 받으시길 추천한다.
또한 자동차 보험 ‘Good driver'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운전경력 증명서를 챙겨 가야 한다. 이 운전경력증명서는 각 경찰서에서 발급해준다. 나는 국제 면허증을 받기 위해 운전면허 시험장까지 다녀왔는데 경력증명서는 경찰서에서 준다고 해서 또 경찰서를 찾아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지만, 지금은 경찰서에 가면 운전경력증명서와 함께 국제운전면허증도 발급해준다. 원스탑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동차를 부부가 모두 운전할 것이라면 물론 두 분 다 증명서를 받아가야 할인이 가능하다.
 
6. 살림살이
미국에 도착해보면 집에는 카페트만 깔려있을 뿐, 텅 빈 냉장고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비행기 타고 날아와서 공항에서 집까지 온 피곤함과 함께 텅 빈 집이 안겨주는 공허함이라니... 참 암담할 정도이다. 그래서 살림살이를 일괄 넘기고 일괄 인수하는 게 한국인 방문연구자들의 독특하고 합리적인 관습이라는데, 한국인 유학생들의 사이트가 있으면 활용하면 좋다. 데이비스의 경우 kgsaatucdavis.com 사이트가 있어서 유학생이나 비지팅 연수자들의 거래가 활발했다. 또한 여기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들은 미국판 중고나라라고 할 수 있는 craigslist.com을 통해 구하면 된다. 미국은 중고물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많은 물건을 사고 판다. 나도 살림살이를 600불이 일괄 인수했지만 몇가지 필요한 물건들은 craigslist를 통해서 구입했고, 자동차도 이 craigslist를 통해서 사우디 아라비아인에게 팔고 귀국했다.
그리고 아예 미국에 가는 짐을 쌀 때, 여행갈 때처럼 화장지나 물티슈, 세면도구를 챙기고 오자마자 마트 가지 않도록 퐁퐁, 수세미, 나무젓가락, 밥그릇 정도는 들고 가는 걸 권한다. 바닥에 신문지와 수건 깔고 밥을 먹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굶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비슷한 북가주에서도 베이 에어리어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데이비스와 같은 내륙 지역에서는 수돗물을 그냥 먹을 수가 없다는 점이 초기 생활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물에 섞인 석회질 성분 때문에 요리를 할 때나 마실 물은 생수를 사다먹어야 하고, 가습기도 그냥 물을 쓰면 십중 팔구 망가진다. 처음에는 병물을 사다 먹다가 - 이 물을 사다 나르는 게 아주 고역이다.- 나중에는 마트 앞에 있는 대형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다 먹었고, 간이 정수기를 사서 쓰기도 했다. 외국에 가서 물을 사다 나르지 않아도 되는 지역에 살게 되었다면, 그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수돗물 받아먹어도 별 탈 없는 한국이야 말로 세계적으로 복 받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7. 물가와 장 보기
데이비스에 있는 한인마트에서 ‘진라면’ 5개에 4.99 달러이다. 여기에 세금 붙으니 5.5불정도 한다. 정착 초기에는 컵라면이 큰 도움을 줬다. 한국산 컵라면이 하나에 0.99 달러, 거의 1달러쯤 한다면, 미국산 컵라면은 0.6달러이다. 한인가게에서는 물엿, 맛술, 식초, 김치, 떡볶이 떡, 오뎅, 김밥 재료 등등 각종 한국 물품들을 살 수 있지만 현지 마트보다는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닭고기는 한 팩 가득한 것이 5달러쯤 하고, 고기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미국 현지 사람들이 먹는 것은 그만큼 흔하고 싸기 때문에 미국 식생활에 익숙해지면 그만큼 생활비가 적게 든다고 봐야겠다. 그래도 한국 입맛은 어쩔 수가 없어서, 한국에서 가져온 양조간장과 밥에 넣어서 비벼먹는 후리야케 등이 집에서나 여행다닐 때나 두루 요긴했다. 특히 다른 것은 현지에서 조달 가능하지만, 국물용 멸치와 고춧가루는 한국에서 가져오는 게 좋다는 게 중론이었다.
데이비스 지역을 예를 들어 초기에 황당했던 일을 몇 가지만 적어보면, 가장 먼저 장을 봐야 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물이었다는 점이다. 마트에 가면 물 1갤런에 1달러 가량 했다. 1갤런이면 약 4리터로, 냉장고에 잘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너무 크지 않은 1갤런 짜리 물을 두병 가량 사서 쓰면 된다. 이 갤런 물통을 사서 쓰다가 마트마다 물을 파는 정수기에서 몇 번 정도는 물을 받아다 먹어도 괜찮다. 이때 정수기 물은 1갤런에 35센트인데, 아리조나에서는 25센트 하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병 물을 사면 CRV라고 병값을 따로 받는데, 이 병은 모아서 갖다주면 10센트, 5센트씩 돌려준다. 정말 물사다 먹는데 많은 공력이 들어간다.
쌀은 주로 Nishiki나 Homai를 먹는다. Nishiki는 일본 품종 쌀로, 윤기도 자르르 하고 밥 맛이 좋고, 코스트코에서 파는 Homai는 Nishiki보다 저렴하다. 쇠고기는 코스트코나 월마트에서 'Chuck eye roll'이나 'Short rib'부위를 사면 한국에서 먹는 등심이나 맛이 비슷하다. 대신 고기가 매우 두툼해서, 썰어서 먹어야 한다. 처음에는 영어로 쓰여있는 부위들을 보고 우리 입맛에 맞는 게 어떤 것인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았는데, 초기에는 그 지역에 오래 생활하신 분과 함께 쇼핑을 따라가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미국 쇼핑의 핵심은 코스트코인데, 한국에서 가입하면 가입비가 3만 5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국에서 가입하면 그 배인 55불을 내야 한다. 한국에서 가입한 것도 통용이 되니 출국 전에 미리 만들어가는 것도 좋겠다. 물론 주변에 코스트코에 버금가는 각종 대형 마트가 즐비하지만, 코스트코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항상 주변보다 저렴한 것으로 유명해서, 다들 코스트코 가는 길에 기름을 가득 주유하곤 한다.
그리고 미국 곳곳에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어서 가끔 쇼핑을 하게 되는데, 이런 아울렛들은 일반 매장보다 가격이 싸긴 하지만, 아울렛 가격에서도 또 세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서 물건을 사면 바보짓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가게마다 세일에 더해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받아야 하는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5달러에 쿠폰북을 팔지만, 인터넷에서 쿠폰북을 받을 수 있는 브로셔를 출력해 가거나 AAA 회원이면 쿠폰북을 무료로 준다.  
 
8. 미국 생활 100배 즐기기
(1) 박물관 패스
미국에서는 도시마다 박물관이 참 잘 되어있지만, 과학관만큼 부러운 것이 없었다. 어지간한 도시에는 규모가 크던 적던 간에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 데이비스에도 Explorit Science Center가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들이 과학과 더불어서 재미있게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아주 괜찮은 공간이다. 여름에는 과학과 관련된 알찬 캠프도 운영하는데, 빨리 신청하지 않으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여기에 가족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ASTC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는 다른 지역의 과학관련 시설들에도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세한 가입 목록 확인은 www.astc.org/passport) 이 ASTC 프로그램에 가입되어 있는 곳이 가까이에는 새크라멘토의 Discovery Museum Science & Space Center 가 있고, 버클리의 로렌스 홀, 산호세에 있는 Tech Museum, 샌프란시스코의 Children's Creativity Museum,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연사박물관과 California Science Center, 샌디에이고 자연사박물관 등 미국 전역의 과학관련 기관 뿐 아니라 캐나다와 영국 등 전 세계에 있는 많은 관련 기관에 모두 무료 입장이 된다. (우리나라에는 과천 과학관이 등록돼 있다.) 아이들의 과학 교육을 위해서 참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알차기로 소문난 산호세의 테크 뮤지엄 하나만 봐도 가족 회비는 충분히 뽑고도 남는다.
 
(2) 미국 국립공원 여행
캘리포니아 지역은 여름방학이 6월초에 시작해서 8월말까지 계속된다. 이때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다들 ‘Explore months'라고 부를 정도이다. 미국은 땅도 넓고 지형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자연 경관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특히 한창 배우고 익힐 나이의 아이를 데리고 화산 지형과 빙하 지역, 빙하가 만든 U자곡, 하천이 만든 V곡 등, 책에서만 봤던 많은 지구과학 정보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미국 생활이 줄 수 있는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국립공원마다 차량 별로 10불~20불씩 입장료를 받는데, 옐로스톤과 요세미티, 세콰이어, 그랜드 캐년 등 적어도 서부의 국립공원 10곳 정도는 가게 될 테니 80불짜리 연간 입장권을 구입하는 게 저렴하다. 이 연간 입장권은 뒷면에 2명까지 사인을 할 수 있게 되어있으니, 일단 첫 번째 방문한 공원에서 구입을 한 뒤 사인을 하나만 해서 사용하시면 되고, 혹시라도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팔게 되면 두 번 째 사람이 두 번째 서명란에 사인을 한 뒤 사용하면 된다. (입장시 입장권의 사인과 신분증 사인을 대조한다.) 인터넷으로도 구입을 할 수 있으나 배송료 등 추가 비용이 있으니, 첫번째 국립공원에서 망설이지 말고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3시간은 달려야 하니 자동차를 오래 타야하는 점과 여기저기 공원을 다니다보면 자칫하면 아이가 시큰둥 해질 수도 있을 텐데, 미국의 국립공원에 가보면 이런 어린 학생들의 관심을 높여줄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이른바 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인데, 공원의 레인저가 다양하고 재밌는 설명도 해주고, 또 북클릿을 받아 몇 장의 액티비티를 해결하면 그 공원의 마크가 새겨진 주니어 레인저 뱃지나 패치를 준다. 국립공원을 다녀본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 뱃지가 아주 인기라서, 자연스럽게 그 국립공원에 대해서 배우고 익히도록 좋은 유인책이 되어준다. 어른도 애가 하는 것을 도와주다보면 (처음에는 용어 같은 게 낯설고 이해가 쉽지 않아서 옆에서 번역을 해줘야 한다^^;;) 다양한 동식물과 지질학과 인류학에 대한 공부가 될 정도였다.
미국의 어느 국립공원에 가든지 입구에서 지도를 받은 뒤, 비지터 센터부터 들러서 주니어 레인저 북클릿을 받고 공원 소개 영상을 본 뒤, 레인저에게 몇가지를 물어보고 나서 가고 싶은 트레일을 정해서 돌아다닌다. 미국의 국립공원은 체계가 아주 잘 되어있어서 몇 곳만 방문해 보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고, 레인저들이 친절할 뿐 아니라 아주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국립공원 인터넷 홈페이지 www.nps.gov 에 가보면 국립공원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지도, 미리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 그리고 교통정보 등이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또 여기에서 For Kid 란에 가보면 주니어 레인저 북클릿을 미리 인쇄할 수도 있으니,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인쇄해서 아이와 함께 한번 들여다보면, 어떤 곳을 가게 될지, 어떤 것을 보게 될지 알 수 있어서, 더욱 유익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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