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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여성기자상'을 제정해, 매년 우수한 기사를 보도한 여성기자에게 시상하고 있습니다.
취재부문과 기획부문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며, 상패와 상금을 수여합니다.
매년 12월 선정하며, 이듬해 1월 시상식을 갖습니다.
2006년 ~ 2011년 SBS문화재단 공동주관 / 2012년 ~ 2016년 CJ그룹 공동주관
2021년 한국여성기자상으로 개칭되었습니다.

제20회 한국여성기자상 심사평

작성일2023-01-10

조회수348

제20회 한국여성기자상 심사평

 

심사위원장 박재영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올해(2022년) 출품작 수는 취재 부문 7편, 기획 부문 5편, 혁신 부문 7편으로 총 19편입니다. 매체 유형별로는 신문 9편, 방송 7편, 뉴스통신 3편입니다. 출품작은 2019년 20편에서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2편으로 줄었다가 2022년에 다시 19편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에도 한국의 여성 기자들은 열정적으로 일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출품작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심사는 저를 포함하여 김경희 SBS 선임기자(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 김균미 서울신문 논설고문, 김수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희준 YTN 국제부장,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과 교수가 맡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모든 출품작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에 한 차례 함께 만나서 토론하며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토론은 두 단계로 진행됐는데, 심사위원 각자가 부문별로 출품작을 하나씩 평가하면서 수상 후보작을 제시했으며, 이렇게 모인 후보작들을 놓고 심사위원 전원이 심도 있게 토론했습니다. 심사에 도움이 될 정보가 필요하면, 심사위원들은 직접 타 언론사의 보도를 찾아서 비교하거나 해당 사건을 잘 아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의 취재 보도 상황을 물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다수결 투표로 수상작을 정하기보다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끈질기게 토론했습니다.

  취재 부문 수상작인 SBS 장선이 기자의 우크라이나 르비우 보도는 요즘에 많은 기자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 의존하여 취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장 취재의 진수를 보여준 수작입니다. 특히, 해외의 전장에서 한국 기자로는 최장기간 체류하며 전쟁의 참혹함과 반인륜적 성폭력 범죄를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고발했습니다. 한국여성기자상에 국제 부문이 따로 없는데, 이 작품은 그 공백을 메우므로 더욱 값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개 취재 부문의 수상작이라고 하면 단독이나 특종 보도를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장 관찰입니다. 장선이 기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디지털 취재에 능숙한 한국 기자들에게 아날로그 발품 저널리즘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기획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마이너리티팀(전혼잎·최나실·최은서 기자)의 발달·정신 장애인 연작 기사는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를 잃은 사람 중 하나인 장애인과 그 가족의 비극적인 삶을 섬세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내 시민의 공감과 정책의 변화를 끌어냈습니다. 2022년 6월 1부의 5회 연작과 10월 2부의 4회 연작으로 구성된 이 기사는 기시감 있는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보도할 수 있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1부의 1~2회 기사는 인물의 일상과 삶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하여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글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어젠다를 보도해도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반드시 읽도록 기사를 쓰고 반드시 보도록 리포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기사는 저널리즘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후의 기사들은 전문가 의견과 정책 미비점 등을 관습적인 기사와 편집으로 보도하여 아쉬웠습니다.

  올해 신설된 혁신 부문은 안타깝게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저널리즘의 본령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취재 기법이나 보도 형식, 전달 방식 면에서 관행을 타파한 작품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협회는 올해 공고를 낼 때 혁신 부문을 간략하게 소개했는데, 내년에는 그 취지와 목적을 자세하게 설명하여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이외에도 훌륭한 작품이 여럿 있었습니다만, 몇 가지 이유에서 탈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파이낸셜뉴스는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원 횡령이라는 대형 사건을 특종 보도하여 거의 모든 언론사의 후속보도를 촉발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돈의 정체성과 은행의 부실한 감시 시스템은 여타 언론사도 곧바로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단순 시간차 특종보다는 특종성 정보와 함께 배경과 맥락까지 한꺼번에 보도하는 완성형의 기사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특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KBS의 북한 위성사진 분석 보도는 언론사가 독자적으로 상업위성의 사진을 입수했다는 점에서 취재의 신선한 발상 전환으로 평가받았으며, 그래서 취재 부문이 아니라 혁신 부문으로 옮겨서 심사해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사진에 나타난 지리적 변화와 북한 미사일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여전히 알 수 없으며, 아무래도 국방위성보다는 정밀도가 떨어지므로 사진의 해석에 대한 객관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기획 부문에 출품된 KBS <시사기획 창>의 ‘너를 사랑해’는 아동 성범죄가 이루어지는 충격적인 과정을 밝혀낸 독보적인 보도이지만, 함정 취재, 그것도 대역을 쓴 취재라는 점을 놓고 마지막까지 심사위원들이 고민했습니다. 대역 함정 취재는 체험이나 위장·가장 취재보다 더 엄격한 조건에서 최후의 방안으로 활용되어야 하는데, 협회가 이 보도에 상을 준다면, 혹시라도 그런 취재를 공식화하거나 보편화할 위험성이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여성기자상은 협회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와 헌신적인 기여 덕에 벌써 20회를 맞으면서 권위와 신뢰를 쌓았습니다. 앞으로 여성 기자가 다수가 될 것은 명약관화하므로 이 상의 위상은 몰라보게 커질 것입니다. 협회가 앞으로 20년 후를 내다보며 한국여성기자상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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